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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심재철·유시민 진실공방, 누구 말이 맞나

등록 2019.05.07 21:20

수정 2019.05.08 13:56

[앵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40년전 민주화운동 당시 일로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유시민 이사장이 한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 일을 회고한 데 대해 심재철 의원이 반박을 했고, 여기에 또 반박, 재반박이 이어지면서 논쟁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누구 말이 맞는지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만 가지고 따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강동원 기자. 두 사람이 같은 시기에 민주화 운동을 한 모양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사람 다 1980년 '서울의 봄' 5월 당시 전두환 신군부에 맞서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핵심 인물이었죠. 심 의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유 이사장은 서울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아주 가까운 사이였을텐데 지금 와서 이런 논쟁을 벌이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발단은 지난달 20일 유시민 이사장이 모 방송에서 1980년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연행됐을 때 진술서를 쓴 일을 거론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방송에서 유 이사장은 "장문의 진술서를 쓰면서도 비밀을 유지했다"고 했죠. 이 이야기를 본 심 의원이 "당시 유 이사장의 자필 진술서는 민주화 인사 77명의 목을 겨누는 칼이 됐다"고 비판한거죠.

[앵커]
유 이사장의 진술서에 77명의 이름이 등장한다는 이야기군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유 이사장이 거짓말을 했다는 건 또 뭡니까?

[기자]
진술서의 작성시점입니다. 유 이사장이 본인의 진술서는 심 의원이 먼저 합수부에서 작성한 진술서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라고 했는데요. (CG 3) 심 의원이 어제 유 이사장의 진술서 원본을 공개하면서 유 이사장의 말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진 거죠. 유 이사장의 진술서 원본을 보면 작성날짜가 심 의원 체포 전인 1980년 6월 12일이고, 유 이사장의 지장이 찍혀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유 이사장이 먼저 체포됐기 때문에 심의원의 진술서를 보고 진술했다는 건 거짓말이다 이거군요. 여기에 대한 유이사장의 해명은 없습니까? (아직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건 그렇다 치고 유 이사장이 심의원 주장대로 밀고를 한 건 사실로 봐야 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저도 유 이사장의 진술서를 봤는데요, 당시 학생운동을 했던 학생회 간부들의 이름들이 등장합니다. 모교인 서울대는 물론 다른 학교들까지 전부 등장하죠. 유 이사장은 '비밀조직'을 지키기 위해 이미 노출된 사람들의 이름을 댈 수밖에 없었다고 했죠. 그런데 문제는 너무 상세하게 기록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유 이사장은 이 인물들은 이미 공개된 조직의 인물들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진술이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 이사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학내 비밀조직을 '배후'로 언급하지 않기 위해 오히려 이미 노출된 학생회 간부 등의 명단을 적극적으로 내세워 허위 진술할 수밖에 없었다는거죠. 다만 심 의원은 그렇다고 해서 "가정대학 학생들이 돌을 날랐다" 는 등의 상세한 묘사로 폭력시위 정황증거를 주는 식의 상세한 묘사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고요.

[앵커]
두 사람 모두 아픈 역사의 피해자들인데 지금 와서 이런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겟군요. 어쨌든 강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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