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집권 3년차의 갈림길

등록 2019.05.09 21:44

수정 2019.05.09 21:48

1958년 중국에서 마오쩌둥 지시로 참새 박멸운동이 벌어졌습니다. 다짜고짜 한 해 2억마리를 잡아 씨가 말랐습니다. 참새가 사라진 들판에 풍년이 왔을까요. 결과는 3천만명이 굶어 죽는 대재앙이었습니다. 참새가 잡아먹어야 할 해충이 들끓는 바람에 3년 내리 큰 흉년이 닥친 겁니다. 뒤늦게 소련 참새 20만마리를 수입했지만 어림도 없었습니다.

이 대기근으로 마오쩌둥은 주석에서 물러나는 정치적 위기를 맞았고 그 위기를 벗어나려고 벌인것이 문화혁명이었습니다. 참새 잡기는 선의에서 출발했겠지만 그 선의가 중국을 폭력과 광기의 10년 암흑으로 몰아넣은 것입니다.

"선의에서 선한 결과가 나온다고 믿는 사람은 정치적 어린아이다"

근대 정치사상가 막스 베버가 한 말입니다.

전국 여기저기서 버스기사들이 파업 절차를 밟으면서 버스 대란이 벌어지게 생겼습니다. 기사들은 주 52시간 근무제로 줄어드는 월급을 보전해달라며 회사에는 임금 인상을, 정부에는 임금 지원과 요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부 말대로 기사를 더 많이 고용하면 되겠지만 회사는 그럴 여력이 없습니다. 결국 정부만 쳐다보게 되고 돈 나올 곳은 국민 호주머니뿐입니다.

정부는 근로 단축이 국민 모두가 두 손 들어 반기는 선의의 정책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돈 들어갈 곳은 뻔한데 지갑이 가벼워진 서민 근로층에서 아우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버스 파업도 정부가 업계 현실을 무시하고 일률적으로 밀어붙였을 때 이미 예고된 사태였습니다. 그야말로 버스 문도 닫히지 않았는데 차를 출발 시키는 '개문발차'식 정책이었던 겁니다. 이런 정책이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 성장을 비롯한 현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국민은 23%에 불과했습니다. 방향을 바꾸던지 아니면 일단 멈춰서 이 길이 맞는지 살펴라도 보라는 건데 정부는 그냥 내달릴 태세입니다. 내일이면 문재인 정부도 집권 3년차에 접어듭니다. 이제는 정책에서 이념과 정치의 색깔을 빼고 국민을 향해 눈과 귀를 열 때가 됐습니다.

5월 9일 앵커의 시선은 '집권 3년차의 갈림길'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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