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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싸늘한 여론…'佛 인질 구출'이 우리에게 남긴 것

등록 2019.05.14 21:37

수정 2019.05.14 21:59

[앵커]
아프리카 무장조직에 납치됐다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된 장모씨가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안전하게 돌아온 건 물론 환영할 일입니다. 다만, 우리 정부가 국민 생명 보호에 소홀한 점은 없었는지, 또 장씨가 위험을 자초한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하는지, 프랑스 인질 구출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춰봤습니다.

 

[리포트]
납치 뒤 한 달하고도 이틀, 죽을 고비를 넘기고 고향에 돌아온 이의 심정은 어떨까요. 장씨는 귀국 직후 국정원 등 관계 당국의 조사부터 받아야 했고, 여론도 싸늘합니다. 

지난 1월 북아프리카에 도착한 장씨가 여행한 곳은 모로코와 모리타니, 세네갈 등 여행 경보가 내려진 지역들, 장씨는 사파리 여행으로 유명한 국가인 베냉으로 넘어가다 '여행자제' 지역인 부르키나파소 남부에서 지난달 12일 납치됐죠.

정부 경고를 무시하며 위험을 자초했고, 구출 과정에 프랑스 군인 2명이 안타깝게 순직했다는 사실…

장이브 르드리앙 / 프랑스 외무장관(지난 11일)
"이러한 (여행 제한) 권고는 희망 사항에 불과한 게 아닙니다.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겁니다."

국민들이 장씨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입니다.

박형근 / 서울 가양동
"(프랑스에) 굉장히 고맙기도 하고 왜 가지 말라는 데를 가 가지고 거기서 왜 잡혀오는지…."

김연서 / 서울 방배동
"본인 안전과 사회질서를 위한 그런 권고사항은 따르는게 1차적으로 지켜져야…."

다만 우리 외교부는 장씨가 납치 직전 가려했던 베냉에는 아무런 여행 경보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또한 장씨 구출 뒤 정부 대응도 논란입니다.부르키나파소 무장단체가 납치한 사람은 프랑스인 2명과 장씨, 그리고 미국인 1명, 미 정부는 구출 작전 직후 자국민을 곧바로 인도받아 언론에 노출시키지 않았죠.

하지만 우리 외교부는 구출 뒤 하루가 지나서야 장씨의 존재를 확인했고, 프랑스로의 이송도 프랑스 정부의 도움을 받았죠. 이에 외신들에는 장씨의 얼굴이 고스란히 노출됐습니다.

김정봉 / 유원대 석좌교수
"(미국은) 누가 인질인지도 잘 모르게 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 분 성씨 뿐 아니라 가족 얘기들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은 굉장히 미숙하다고 생각…."

지난해 7월 리비아 무장단체에 납치된 한국인 주모씨,

주씨
"(나는) 미스터 주입니다. 대통령님, 제발 도와주십시오. 내 조국은 대한민국입니다."

청와대는 구출을 위해 '사막의 침묵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했지만… "국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최선을 다해달라"는 대통령 지시가 무색하게 아직 다른 소식은 없습니다.

어디든 갈 수 있는 국민의 자유와 무조건 국민을 지켜야할 국가의 의무. 다만 자유엔 책임이 따르고, 국가는 변명해선 안 된다는 게 이번 납치 사건의 교훈이 아닐까요.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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