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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빙판 떠나는 '여제' 이상화…"행복했어요"

등록 2019.05.16 21:40

수정 2019.05.16 21:41

[앵커]
스피드스케이팅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며 대한민국에 큰 기쁨을 준 '빙속 여제' 이상화가 현역에서 은퇴했습니다. 불리한 신체 조건에도, '슬럼프는 꾀병, 지나가는 감기일 뿐이다'는 자세로,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켰던 '여제'의 모습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춰봤습니다.

 

[리포트]
0.39초 차,

"이상화 선수가 은메달!"

아쉽게도 놓친 올림픽 3연패, 자신도 놀랄 정도의 스피드에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은게 패인이었습니다.

이상화 / 평창 당시
"코너를 매끄럽게 돌지 못했어요. 제가 워낙 너무 빠르다는 걸 저도 느껴서.. 참 아쉽죠."

경기 뒤 이상화 선수는 펑펑 눈물을 쏟아습니다. 1등을 놓쳤는데도 잘했다, 고생했다, 박수를 쳐 준 관중들에 대한 감사의 눈물이었습니다.

이상화 / 평창 당시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던게 뭐냐면 제가 이렇게 2위로 골인을 했는데도 모든 관중들이 저를 응원해주시고..."

지난 10여년 간 그녀는 세계 최고였습니다. 15살 국가대표, 2007년 토리노에서 국제 대회 첫 금메달을 시작으로, 세계선수권 4관왕과 올림픽 2연패를 이루고, 2013년엔 아직도 깨지지 않은 세계신기록을 세웠죠.

이상화 / 오늘
"(세계신기록은) 영원히 안 깨 졌으면 좋겠어요.(웃음) 그렇지만 기록은 언젠가 깨지라고 있는 것..."

더욱이 이 영광들은 피나는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남들 보다 더 많이 노력하며, 자신을 채찍질했죠.

슬럼프는 "자기 내면에 있는 꾀병, 핑계"라며 힘들 때 더 달렸고, "광고를 촬영하면 훈련 하루를 못 한다"며 CF도 많이 찍지 않았죠.

이상화 / 오늘
"(자신은) 레전드라고, 살아있는 전설로 남고 싶다..항상 열심히 노력했고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선수였다(고 기억되길)"

기영노 / 스포츠 평론가
"이상화 선수는 역대 우리나라 여자 선수 가운데 최고 선수라고 할 수 있어요.큰 체격 선수들을 모두 물리치고 7~8년 동안 세계 정상권을 유지..."

이상화 선수는 1등에 대한 처절한 부담감을 안고 살아왔습니다.

이상화 / 오늘
"(2022 베이징 올림픽 출전하면) 부담감 속에 떨 거 같아요. 왜냐면 항상 제가 1등만 하던 이미지였나봐요. 2등만 해도 죄를 짓는 기분이라서."

선수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도 지난 평창올림픽이었습니다.

이상화 / 오늘
"(선수 기간 중) 평창올림픽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제대로 잠을 자본 적이 없어요. 1등을 꼭 해야한다는 압박에 시달려서..."

하지만 최선을 다 했기에, 국민들이 이를 알아줬기에, 그녀는 행복했습니다.

이상화
"너무 행복했고요. 사랑과 응원 평생 잊지 않고 가슴 속에 새기며 살겠습니다."

'여제'의 질주는 멈췄지만, 한국 빙속에 심어놓은 빛나는 업적들은 여전히 반짝이고 있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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