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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한국조선해양 본사 서울로…울산은 그저 바라볼 뿐

등록 2019.05.17 14:15

수정 2019.05.17 16:25

“본사를 울산에 두겠다고 하면, 그때 가서 이야기해보겠다”

지난 7일 송철호 울산시장은 "한국조선해양 본사를 울산에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업이 마냥 결정을 바꾸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대重, 한국조선해양 본사 서울로
울산 정치권·시민단체 "울산 생산하청기지로 전락"


울산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른 물적 분할 두고 들끓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분할 기업 본사를 울산이 아닌 서울에 두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울산이 생산 하청기지로 전락해 세수가 줄고 대규모 인력 이탈로 지역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주장합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생산법인인 ‘현대중공업’으로 나눌 계획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4개 조선소를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됩니다.

 

[취재후 Talk] 한국조선해양 본사 서울로…울산은 그저 바라볼 뿐
현대중공업이 물적 분할을 통해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하고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 지분을 현물로 출자하는 구조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을 자회사로 둔 세계 최대 조선그룹 지주사가 된다. / TV조선 뉴스9 갈무리


현대重 "울산서 우수 인재 확보 어려워"
현대重, 성남시에 대규모 R&D센터 건설


현대중공업이 지역 사회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국조선해양 본사를 서울에 두는 이유는 ‘인재 유치’ 때문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연구 개발과 투자 유치 업무를 담당합니다. 연구 개발에서는 우수 인재 확보가 중요합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울산에 있다는 지역적 한계 때문에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현대중공업은 2022년까지 경기도 성남 판교 일대에 지하 5층 지상 19층짜리 R&D센터를 지을 계획입니다.

울산시는 하지만 떠나가는 현대중공업을 되돌릴만 한 유인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울산시는 앞서 현대중공업 R&D 센터 유치전에서도 손만 놓고 있었습니다. 반면 성남시는 현대중공업에게 축구장 3개 면적에 이르는 2만3866㎡ 부지를 20년 동안 저렴한 가격에 임대해 줬습니다. 성남시는 상업용지로 활용해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기업에 양보했습니다.

 

[취재후 Talk] 한국조선해양 본사 서울로…울산은 그저 바라볼 뿐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7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중공업 본사 울산 존속을 촉구하는 대시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 울산시 제공


울산시 "현대重, 사회적 책임 필요" 
울산시 "지역대학과 협의해 전문인력 양성"


울산시는 현대중공업이 한국조선해양 본사를 서울에 두겠다고 발표하자 다급히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담화문을 통해 “현대중공업은 울산에서 창업했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도전정신의 산물”이라며 “지역과 함께 성장해온 현대중공업의 사회적 책임이 필요할 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유인책으로 지역대학과 협의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울산에 4년제 종합대학교는 울산대학교 한 곳뿐입니다.

최근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면서, 인재 확보는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월 경상북도 구미는 120조원짜리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위해 사업 부지 무상 임대와 직원 사택 제공 등 파격적인 유인책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클러스터는 경기도 용인으로 갔습니다. 하이닉스는 용인을 선택한 첫번째 이유로 '국내외 우수 인재들이 선호하는 수도권에 위치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지자체가 고급 인재를 찾아 나서는 기업들의 활동을 막기란 어렵습니다. 하지만 울산시는 떠나가는 기업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 정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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