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검찰뉴스9

삭제된 장자연 '마지막 문자' 3통…기획사 조사는 '미진'

등록 2019.05.20 21:20

수정 2019.05.20 21:25

[앵커]
진상 조사단은 고 장자연씨의 문건이 소속사를 옮기려는 과정에서 소송에 대비해 작성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바로 전 날 문건 작성을 요청했던 다른 기획사 대표에게 3건의 문자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런데 이 문자 메시지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장씨가 왜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는가를 말해 줄 가장 핵심적인 증거가 사라진 셈입니다.

장혁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 장자연씨에게 소속사로부터 당한 불이익 내용을 문건으로 작성해줄 것을 요청했던 다른 기획사 대표 유모씨.

유 모 씨
"끄라고요 좀, 뭐하시는 거냐고 안한다고요!"

과거사위는 장씨가 숨지기 전 마지막으로 유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3건 보냈는데, 장씨와 유씨 휴대전화에서 모두 삭제됐다고 밝혔습니다.

장씨 사망 당일 오후 3시34분, 유씨가 먼저 장씨에게 '월요일에 누군가를 만나야 하니 스케줄을 비우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간대인 오후 3시29분부터 34분까지 장씨가 유씨에게 보낸 메시지가 모두 삭제된 겁니다.

과거사위는 유씨가 이 3건을 포함해 장씨에게서 받은 메시지 10건을 자신의 전화기에서 없앤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유씨는 당시 장씨의 소속사 대표인 김모씨와 법정 공방을 벌이던 중이었습니다.

유씨가 김씨 회사 소속 유명 배우들을 빼오면서 양측간 소송전이 진행됐는데, 유씨는 김씨를 압박하려고 장자연씨에게 문서 작성을 요청한 것으로 과거사위는 파악했습니다.

B씨 / 장자연 전 로드매니저
"자기(유씨)가 중간에서 누나(장자연)를 이용하려다 이렇게 됐는데…(문건) 쓴 게 소송 때문에 쓴 건데…"

이 때문에 장씨 문건엔 다른 배우 피해사실까지 담겼습니다.

A씨 / 장자연 전 소속사 관계자
"피해 사례라고 쓴 것도 그 전에 이XX랑 송XX 써져있던 걸 보여주고 이런 식으로 쓰라고 쓴 거잖아요…"

결국 장씨는 두 소속사 간의 다툼 속에 끼어 문건을 작성하게 됐지만, 과거사위 조사에는 관련 내용 조사가 깊이 있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TV조선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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