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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떨어뜨려 다리 아파" 70대 쪽지 호소…병원은 과실 부인

등록 2019.06.03 21:25

수정 2019.06.03 22:10

[앵커]
서울의 한 유명 대학병원에서 입원 중이던 78살 노인의 골반 부근 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호흡 곤란때문에 말을 하지 못하는 이 환자는, 가족에게 '의료진이 자신을 옮기다 떨어트렸다'는 메모를 전달했는데요, 병원은 이를 부인하고 있어 경찰이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습니다.

유성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3월 호흡기 질환으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한 78살 조 모 씨.

"아버지 힘내야 돼 힘들어도."

병세가 심각해 말하기도 어려운 조 씨는 세 달 전 '옮기는 도중 떨어트려 다리가 아프다'는 쪽지를 딸에게 썼습니다.

가족들은 즉시 어찌된 일이냐고 따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는 병원측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 실시한 엑스레이 검사 결과 조 씨의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고관절'은 부러진 상태였습니다.

이에 대해 의료진은 "스테로이드를 맞아 뼈가 약해진 상태"라며 "치료 중 일어날 수 있는 이벤트"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옥자 / 피해자 딸
"환자를 어떻게 취급하길래 이벤트로 보나? 저는 그런거에 너무 화가 났어요."

병원 측은 치료비 200만원을 가족들에게 제안했지만, 가족들이 요구한 의료진의 사과는 없었습니다. '과실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병원 관계자
"병원에서 골절 발생한건 인정합니다. 인정하는데…'과실이 있습니다'라고 (서류를) 드리면 소송을 할 때 분명히 들어갈 텐데 우리가 우리의 발등을 찍는 서류를 (왜주냐)”

병원 관계자는 취재진에게도 "침대를 옮기는 과정에서 골절된 것 같다"며 "규정대로 한만큼 의료진 과실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가족들이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의료과실 여부는 법정다툼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TV조선 유성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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