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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6·25 유가족 恨마저"…靑 브리핑 '편집'은 습관?

등록 2019.06.06 21:18

수정 2019.06.06 21:26

[앵커]
청와대가 그제 현충일을 앞두고 국가유공자들을 초청해 행사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는 6·25 전사자 가족과 천안함, 서해교전 전몰자 가족들도 초대됐습니다. 그런데 당시 분위기가 이 분들을 몹시 서운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으로 부터 6·25 전쟁을 일으킨데 대한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발언도 있었는데 청와대가 이 발언은 아예 공개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청와대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발언만 공개한다는 이른바 '발언 편집' 논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여기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 행사, 밝은 표정의 문재인 대통령과 달리, '6.25 호국 영웅'인 김재권 일병의 아들, 성택 씨는 웃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김 씨 자리에 놓인 대통령 명의의 소책자 속 사진에 마음이 상했습니다. 거기에는 환하게 웃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손 잡은 사진, 그 밑으로는 '개마고원 여행권' 얘기가 있었죠. 북한이 일으킨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김 씨는 심한 모멸감을 느꼈습니다. 일부 유가족은 청와대가 준 점심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였다죠.

김성택 / 6·25 전사자 故 김재권 일병 아들
"하아...참담하죠. 말도 안 되는...거기 앉았던 우리 천안함 유가족이나 서해교전 유가족이나 그걸 보고, 밥도 못 먹고서 일어나서 화장실을 갔어요."

김 씨도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누구보다 원합니다. 자신과 같이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는 비극이 다신 일어나선 안 된다는 것이죠. 진정한 남북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는 6.25 전쟁과 서해교전 등 도발로 국민의 목숨을 앗아간 북한의 사과가 우선이라는 게 김 씨의 주장입니다.

김성택
"평화에 대해서 긍정 안 하는 사람이 어디있습니까? 수많은 사람들의 인명을 살상을 했는데, 적어도 한 마디 사과쯤은 하고, 그 다음 평화로 넘어가야 진정한 평화지. 이게 제가 못할 얘긴가요?"

이 날 발언자로 나선 김 씨는 이 내용을 공개적으로 발표까지 했지만.. 김 씨의 '북한에 대한 사과' 언급은 행사 뒤 이어진 청와대 브리핑에서 빠졌습니다.

김성택
"왜 그걸 감추려고 그럽니까. 이게 우리의 심정이고, 아, '이 사람들이 이렇게 얘기한다'는 걸 그대로 얘길하면 될텐데, 그걸 왜 감추고, 편집할라 그러느냐고요."

이런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청와대는 "(김 씨가) 지금 우리 정부가 하고 있는 평화에 대한 과정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해명을 내놓긴 했지만, 김 씨의 불만은 더 커졌습니다.

김성택
"완전히 제 원래 하고 싶은 얘기와는 다른 얘기가 돼버린 거예요."

브리핑 편집 논란은 이번만이 아니죠. 지난달 사회 원로 초청 비공개 행사에서도 원로들 발언 가운데 '소득주도 성장' 비판 등 정부 정책에 대한 쓴소리를 쏙 빼서 발표하고,  한미 정상 통화 결과를 발표할 때도, 미국이 '비핵화'를 얘기할 때, 우린 '북한 식량 지원'을 얘기하는 등 '편집'논란이 계속돼 왔죠.

청와대는 "발언 가운데 주요하게 얘기될 수 있는 것들 위주로 발표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있다"고 하지만... 깊은 한이 서린 토로마저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건지, 청와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뉴스9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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