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뉴스9

[단독] "전기 많이 쓴 가구에 혜택"…누진제의 역설

등록 2019.06.10 21:30

수정 2019.06.10 21:43

[앵커]
올 여름도 지난해와 비슷한 역대급 더위가 전망되는데요. 정부가 지난 2016년, 여름철 불볕더위에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잘 못켜는 저소득층을 지원하겠다며 누진제 구간 변경 개편안을 내놨었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계층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문제는 이번 개편에서도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거란 겁니다.

누진세의 역설, 임유진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16년 12월 누진제 6단계 구간은 3단계로 줄어듭니다.

개편 이후 어떤 계층에게 혜택이 돌아갔는지 TV조선과 국회 산자위 소속 이철규 의원실이 분석해 봤습니다.

전기를 500kw 이상 사용한 상위 1.8%의 가구의 할인율은 42.28%로 평균 8만 8천원을 할인 받았습니다.

반면 '월 100kw 이하' 저사용 가구의 할인율은 5.91%로 월 평균 163원 할인에 그쳤습니다.

상위 1.8%가 500배 이상의 혜택을 받은 겁니다.

개편에 따른 인하분 844억 가운데 44%인 370억원이 상위 1.8%에 돌아갔습니다.

조성봉 /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오히려 역진성이 있다. 고소득 계층한테 오히려 깎아주는..."

더 큰 문제는 이번에 개편되는 방안도 전력을 많이 쓰는 가구에게만 혜택이 집중된다는 겁니다.

저소득 배려라는 누진제 취지가 크게 무색해지는 겁니다. 누진제 폐지론까지 나옵니다.

한전은 누진제로 인해 매년 2천억원 이상의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며 이럴 바엔 누진제를 없애고 새로운 요금제를 만든 후 저소득층에게 주는 혜택은 정부가 별도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권기보 / 한국전력 본부장 (지난 3일)
"정부의 복지재정이나 에너지바우처, 기금이 더 시장경제 논리에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개편안은 내일 열리는 공청회 등을 거쳐 이달 말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TV조선 임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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