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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양국 과격 발언 안돼…文·아베 조건없이 만나야"

등록 2019.06.14 21:43

수정 2019.06.14 23:18

[앵커]
지금 동북아시아 정세가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북한핵 문제 해결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고, 미중 무역 전쟁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습니다. 한일 관계는 더 심각하죠. 우리 외교가 길을 잃은 것 같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저희 스튜디오에 아주 의미있는 분을 모셨습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와 함께 지금부터 한일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얘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Q. 어서 오십시오. 그동안 여러 차례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 행동으로 사죄를 했다. 서대문 형무소를 찾아가기도 했고, 작년에는 원폭 피해 할머니들을 찾아 사과하기도 했다. 어쩌면 일본 주류사회에서 외톨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 이런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뭔가? 

A. '무한 책임론' 이라는 사상이 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우치다 타츠루 교수님이 내놓으신 사상입니다. 이 사상의 핵심은 '패전국은 전쟁으로 피해를 입힌 분들, 아무리 식민지였다 하더라도 피해를 입힌 분들에게 무한 책임을 지닌다'는 것입니다. 상처 입으신 분들이 '더 이상 사죄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실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 적어도 가슴 속에 사죄하는 마음을 계속 가져야 한다는 사상입니다. 저는 이런 사상에 입각해서 서대문 형무소에 찾아가 무릎을 꿇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한국 국민 여러분들께서 '그만 사죄해도 된다'고 말씀하실 그 날이 오기를 염원합니다.

Q. 한일관계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A. 한일관계가 사상 최악이라고 일컬어지고 있지만, 천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양국을 왕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민간 차원의 양상이 냉각된 정치적인 상황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희망을 느낍니다. 민간 차원의 노력을 통해 점차 한일관계가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한일 정치인들이 지금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A. 정치인이라면 아무리 여러 생각을 가졌다 하더라도 절대로 격해지거나 과격한 발언을 해서는 안 되며 늘 이성적으로 사고해야 합니다. 얼마 후면 G20이 오사카에서 개최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허심탄회하게 조건 없이 만나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을 제안 드립니다. 

Q.이번에 한국에서 출판을 하신 책 '탈대일본주의'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A. 일본은 경제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대국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다시 품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일본이 대일본주의를 지향하는 것을 포기하고, 오히려 중규모 국가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고령 시대에 어울리는 사회,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앞장서 구축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의 존엄성을 지켜 나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염원을 '탈대일본주의'라는 제목의 저서에 담았고, 많은 분들의 협조를 얻어 한국어판을 출간하게 됐습니다.  

Q.아베 총리는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희망한다고 했는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

A. 저는 아베총리의 머릿속에는 지금도 납치 문제가 최우선 과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납치 문제는 먼저 북·일간 국교정상화를 성사시킨 다음의 문제라고 봅니다. 국교정상화를 먼저 해결하기 위해서 납치 문제 이상으로 타국과 협조를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방안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협조하면서, 그리고 러시아나 중국과 공조하면서 핵무기 없는 한반도 구축을 위해 협력하는 자세를 표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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