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뉴스9

北 어선 발견 지점, '삼척항 인근' 둔갑…은폐 지시 있었나

등록 2019.06.20 21:07

수정 2019.06.20 22:29

[앵커]
이렇게 안보 상황이 엄중하게 돌아가는데 삼척항에서 있었던 북한 어선의 이른바 '대기 귀순'사건을 둘러싼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당시 처음 현장에 도착했던 해경은 북한 어선 발견 장소를 "삼척항 방파제"로 분명히 명시했는데, 이틀 후 국방부가 "삼척항 인근"으로 바꿔서 발표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방파제와 인근, 단어 하나 차이지만 군이 이 사건을 대충 얼버무리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뿐만 아니라 해경의 최초 보고서는 청와대와 총리실에도 보내졌는데, 군이 엉터리 발표를 하는 동안 청와대와 총리실 역시 침묵을 지켰습니다. 과연 왜 그랬을까요? 

안형영 기자가 보도하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토요일 오전 6시 42분, 삼척항을 거닐던 김 모 씨는 경찰 112로 신고를 했습니다. 

삼척항 방파제에 북한 어선이 들어와 있다. 선원 4명, 기관 고장으로 20분전부터 정박.

1명은 배에 3명은 방파제에 있다는 매우 상세한 신고였습니다.

해경의 최초 상황 보고서에도 '삼척항 방파제'라고 기재돼 있습니다. 

기관고장이 있었지만 수리해서 자체동력으로 입항했다고도 명시했습니다. 이런 내용은 오전 7시 9분쯤 군 수뇌부와 청와대 안보실, 국정상황실, 그리고 총리실, 국정원, 통일부 등에 전달됐습니다.

하지만 이틀 뒤 군은 구체적인 설명없이 북 어선 발견 지점을 '삼척항 인근'이라고 했습니다. 어선의 표류라고만 했을 뿐 자체동력으로 움직였다는 사실도 숨겼습니다.

삼척항 어민 "삼척항 내부에서 발견된 거죠. 처음부터 거짓말을 한 거죠. 급급하게 숨길려고 했었고."

사건 발생 직후부터 북한 배가 삼척항까지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청와대와 총리실은 군이 사실과 다른 발표를 국민들에게 하는 동안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오늘 국무총리가 군을 질책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
"목선이 입항할 때까지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청와대는 군이 '방파제'를 '인근'으로 표현한 것은 내용을 바꾸거나 속이려는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TV조선 안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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