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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美는 "영웅" 韓은 "친일"…백선엽 명예 추락 어디까지

등록 2019.06.20 21:39

수정 2019.06.20 21:45

[앵커]
'김원봉 서훈 논란'의 불똥이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을 지켜내 '6·25 영웅'으로 불려온 백선엽 장군으로 튀었습니다. 오늘 광복회관 앞에서 일부 단체가 백 장군의 일제시대 경력을 거론하며 "친일"이라고 주장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미군은 지난해 백선엽 장군을 자기나라 영웅처럼 예우하며 생일 축하 행사까지 마련했었는데요.

미군은 보훈단체들의 이 격돌을 봤으면 뭐라했을지, 여기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국군 폄훼하고 사실 왜곡한 김원웅 즉각 사퇴하라!"

김원봉 행적을 높히 평가하며 백선엽 장군을 비판한 김원웅 광복회장을 향해, 보훈단체 규탄이 쏟아집니다.

반대 집회에선 백 장군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집니다.

"친일 앞잡이 백선엽"
"백선엽 이런 작자들은"

만주군관학교를 나와 간도특설대에서 3년 복무하며 독립군을 탄압했다며 훈장 박탈 주장도 나옵니다.

백선엽 장군 논란이 커지기 시작한 건 황교안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김원봉 서훈 문제가 거론되면서부터입니다. 여당에선 "윤봉길 의사가 분통해한다"는 말까지 나왔는데, 백 장군은 "당시 중공 팔로군과 싸웠고 독립군은 구경도 못했다"고 합니다.

김진호 / 재향군인회장
"(김원웅 광복회장은) 친일 앞잡이의 법통을 이어 받았다라는 그야말로 있어선 안 되는 군을 폄하하고 매도하는"

그런데 백 장군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는 극진합니다. 그의 99세 생일상을 차려준 건 주한미군.

"진심으로 생신 축하드립니다."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은 3대째 이어진 군인 명문가 출신이죠. 무릎을 꿇은 자세로 인사를 올리며 존경심을 드러냅니다.

에이브럼스 / 한미연합사령관(지난해 11월)
"연합사를 대표해 백 장군님의 생신을 축하하게 돼 영광입니다."

해리스 주한 대사도 식사 자리까지 찾아와 무릎을 꿇고 예를 표했습니다.

백선엽 / 미 육군 명예사령관 취임(2013년 8월)
"(과거 우리나라는) 초근목피의 나라입니다. 가난해서 세끼 밥을 제대로 못 먹는 그러한 국민이었습니다. 미 8군이 방어해주는 동안에 한국은 지난 60년 동안에…."

미군 보병 훈련기지의 박물관에선 그의 육성도 보존중이죠.

백선엽 장군(2013년 6월)
"탱크나 비행기도 없었어요 그 때 우리는. 그럴수록 지휘관이 솔선수범해야 됩니다. 고락을 같이 하면서…."

그는 6.25 전쟁 당시 미군 전우들과 함께 다부동 전투에서 승리해 최후의 보루였던 낙동강 방어선을 지켰습니다.

로니 밀러 / 8군 사학자
"백 장군은 공격 지시 전, 부하들에게 '내가 등을 돌려 후퇴하면 날 쏘라'고 했죠. 최전선에 선 리더의 새로운 정의를 보여줬죠."

조국을 구한 이 노장이 후손들에게 당부하는 건 한가지.

백선엽 장군(2015년 3월)
"제발 여야가, 국방에 여야가 없고 여러분들이 이 군을 잘 받들어 주십시오."

하지만 거듭된 정치공방이 영웅의 명예와 군의 위상마저 떨어뜨리고 있는건 아닌지,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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