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항미원조와 평양 북중정상회담

등록 2019.06.21 21:46

수정 2019.06.21 21:55

6.25에 개입했던 중국군은 휴전 이후에도 5년을 더 북한에 주둔하다 1958년 철수했습니다. 그때 중국이 만든 고별의 선전곡이 바로 이 '북중 우의의 노래'입니다.

중국은 6.25를 항미원조전쟁, 미국에 맞서 북한을 구원한 전쟁이라고 부릅니다. 중국 매체들은 지난달부터 항미원조를 다룬 영화들을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의 표적이 된 화웨이 총수도 "항미원조 정신으로 총검을 들고 미국과 백병전을 벌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제, 시진핑 주석이 북한 노동신문 기고에서 61년 전 '북중 우의의 노래'를 끄집어냈습니다. "중국과 북한이 앞으로 나아갈 길이 이 노래에 담겨 있다. 어떤 변화가 닥쳐도 파도를 깨고 함께 가자"고 했습니다.

일련의 항미원조 바람을 보면 시 주석이 평양으로 달려간 이유가 자명해집니다. 중국은 덩샤오핑 이래 일관되게 북한의 개혁개방을 권유하고 압박했습니다. 십여년 전 장쩌민과 후진타오 주석 방북의 숨은 목적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다릅니다. 시 주석의 평양행은 트럼프 대통령 보라는 듯 빼어 든 '북한 카드'의 성격이 짙습니다. 북한과 북핵을 미중 대결의 지렛대로 쓰겠다는 의도가 도드라져 보입니다.

미북 협상의 시계가 다시 돌지 모른다는 기대도 없지 않지만, 중국이 비핵화에서 항미원조식 훼방꾼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북한 입장에서는 한국 대신 중국을 중재자로 선택했다고 선언한 셈입니다. 한국 정부에게서는 더 이상 나올 게 없다고 판단한 것일까요. 한반도 운전자를 자처해온 정부로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의 적극적 개입으로 한반도 정세는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급속히 밀착하는데, 한국과 미국-일본은 갈수록 틈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우리가 우리 운명을 개척할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외교는 어떤가요. 무슨 그림을 그리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인지,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6월 21일 앵커의 시선은 '항미원조와 북중정상회담'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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