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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사망설' 정태수, 체납액만 2225억…은닉 재산은?

등록 2019.06.24 21:27

수정 2019.06.24 21:35

[앵커]
1997년 IMF 금융위기의 서곡을 울린, 이른바 '한보 사태'의 장본인이죠, 이 정태수 씨가 해외 도피 중, 숨졌다고, 21년 만에 검거된 그의 아들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살아있다면 96세인 정태수 씨의 체납액은 2225억 원입니다. 건국 이래 가장 많은 세금을 내지 않고 잠적한 정 씨이기에, 검찰은 그의 죽음이 과연 사실인지, 또 그가 숨겨놓은 재산은 없는지 추적에 나섰습니다.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한보그룹 회장 정태수 씨가 1997년 대출받은 돈은 5조7000억원,

정태수 / 전 한보그룹 회장(1997년 국정조사)
"은행 대출이 약 5조 가까이 되는 것으로..."

당시 짜장면 한 그릇에 2500원, 버스 한 번 타는데 400원 냈던 걸 감안하면, 현재 가치로는 10조~15조 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23년 세무 공무원 생활 뒤, 51살에 사업을 시작한지 5년 만인 1979년 은마아파트를 지어 2000억 원을 벌어들인 정태수. 하지만 이면에는 추악한 뒷거래가 의심됩니다.

이사철 / 의원(1997년 국정조사)
"6억이 넘는 거금을 (정치인에 주며) 왜 이런 공식절차를 안 밟으셨습니까?"

정태수 / 전 한보그룹 회장(1997년 국정조사)
"달라고 하니까 줬죠."

천문학적 부실 대출도 결국, 이러한 로비의 결과였던 셈이라는 거죠.

이인구 / 의원(1997년 국정조사)
"로비의 천하 귀재다, 권력과 금력계에서는 추종을 불허하는 대단히 큰 봉."

대규모 부실 대출과 한보의 부도를 시작으로, 결국 97년 말, 전 국민에 고통을 안긴, IMF 금융위기가 왔습니다.

이정일 / 서울 둔총동
"제가 (구조조정) 대상자임을 알면서도 밑에 직원들을 몰아내는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비참했었죠. 맨 나중엔 결국은 내 (구조조정) 차례가..."

홍성추 / 재벌정책연구원장
"국가의 5조7000억 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아서 그걸 못 갚게 함으로써 IMF가 오고, 결국엔 전체적인 국민에 피해를..."

하지만 정 씨는 끝까지 큰 소리 쳤죠.

김문수 / 의원(1997년 국정조사)
"국민들에게 이 죄송한 점을 갚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정태수 / 전 한보그룹 회장(1997년 국정조사)
"그렇습니다. 갚아줍니다."

김문수 / 의원(1997년 국정조사)
"어떻게 하면 갚을 수 있다고 봅니까?"

정태수 / 전 한보그룹 회장(1997년 국정조사)
"사업을 잘 해 가지고 보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업하는 사람이니까."

97년 징역 15년형을 선고 받은 정 씨는 2002년 12월, 특별 사면됩니다. 이후 또 다른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던 정 씨는 2007년, 일본에서 치료 받겠다며 출국한 뒤, 그대로 도주했습니다.

회삿돈 320억 원을 빼돌리고 해외 도피 중, 21년 만에 붙잡힌 넷째 아들 정한근 씨.

정한근 / 정태수 씨 4남
(아버지 정태수 회장 어디계신지 아시나요?) "......"

정씨는 아버지가 지난해 에콰도르에서 숨졌다고 했습니다.

정태수 씨가 체납한 세금은 2225억 원으로 건국 이래 최대액, 검찰은 정 씨가 살아 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은닉 재산을 추적 중입니다.

맹형규 / 의원(1997년 국정조사)
"정치 자금을 전달한 적이 있습니까?"

정태수 / 전 한보그룹 회장(1997년 국정조사)
"기억이 없습니다."

맹형규 / 의원(1997년 국정조사)
"부인하시는 겁니까?"

정태수 / 전 한보그룹 회장(1997년 국정조사)
"제가 안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맹형규 / 의원(1997년 국정조사)
"다른 사람을 통해서 돈을 주었다는 이야기?"

정태수 / 전 한보그룹 회장(1997년 국정조사)
"그런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만일 정태수 씨가 정말로 작년에 95세 나이로 객사했다면, 전 국민 앞에서도 뻔뻔하게 말을 바꾸던 그의 업보가 아닐지... 인생 무상이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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