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뉴스9

[단독]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팀에 인근 택지 분양자 포함

등록 2019.06.26 21:32

수정 2019.10.10 09:28

[앵커]
네 방금보신대로 입지 좋은 곳에 전원주택이 조성된 덕에 땅 값은 오르고 있는데, 당초에는 전원주택 부지 바로 옆으로 고속도로가 뚫릴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운 좋게도 분양 전, 주택부지에서 4km떨어진 곳에 고속도로가 만들어지는 걸로 계획이 수정됐습니다. 어떻게 수정이 가능했나 보니,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를 벌인 KDI 직원 가운데 이 전원택지 소유주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장혁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종~안성 간 고속도로는 세종형 전원주택 부지 200m 옆을 지나기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민간투자 사업으로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마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 고속도로 사업은 주택부지가 분양되기 1년 전인 2017년 7월 민간투자에서 국가재정 사업으로 전환됐습니다. 사업 주체가 바뀌면서 고속도로 노선도 주택 부지에서 4km 떨어진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당시 고속도로 사업 전환을 검토한 건 한국개발연구원, KDI.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많은 주택들이 들어서있고, 빌라도 많이 들어서 있잖아요.그러다보니까 저희가 물리적으로 통과가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그런데 당시 타당성 조사를 담당한 KDI 간부직원 A씨를 비롯한 KDI 직원 4명이 세종형 전원주택 부지 소유주였습니다. A씨는 2016년 고속도로 기존 노선과 인접한 전원주택 인근 땅 700여평을 구입한 상태였습니다.

A씨 / KDI 직원
"동호회 식으로 사람들이 모인다는 얘기가 있어 가지고 저도 거기에 들어가게 돼서 일원으로 참가하게 된 겁니다"

또다른 KDI 간부 B씨도 비슷한 시기 인근 임야 1300여평을 샀는데, 평당 15만 원에 산 이 땅들은 모두 지난해 전원주택 3차 사업 부지에 포함됐습니다.

이후 택지 조성이 이뤄지면서 임야가 대지로 바뀌어 현재 시세는 10배가 뛰어 평당 160만원에 달합니다.

두 사람 모두 자신들은 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관련이 없다고 해명합니다.

B씨 / KDI직원
"몰라요 난 들었어. 옛날부터 (변경)얘기 있었잖아. 난 (노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데 뭐. 어디로 가요?"

하지만 인근 주민 등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김중로 의원 / 바른미래당 세종시 지역위원장
"정부 관계자들이 사놓은 땅하고 전혀 별개의 지역으로 (고속도로) 방향이 틀어집니다.이런 부분을 포함해 수사가 정밀하게 돼야…"

고속도로 노선 변경으로 소음 등 피해를 보게 된 인근 마을은 최근 땅값이 떨어졌습니다.

인근 부동산 중개인
"위로 지나가니까 밑에 땅들이 힘들지. 누가 그런 땅 사겠어요."

TV조선 장혁수입니다.

 


[반론보도] "땅 가진 KDI 직원이 고속도로 노선 조사?" 등 관련

본 방송은 지난 6월 26일 <뉴스9>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팀에 인근 택지 분양자 포함" 및 6월 27일 <뉴스퍼레이드> "땅 가진 KDI 직원이 고속도로 노선 조사?" 제목의 기사에서 사업 주체가 바뀌면서 고속도로 노선이 옮겨졌고, KDI 직원이 기존 노선과 인접한 전원택지 소유주라는 등의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 "민간투자 사업으로 제안된 노선에 대해 타당성 검토를 진행했을 뿐, 국가재정사업 방식으로 전환 및 새로운 노선으로의 검토·결정은 주무관청인 국토교통부의 소관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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