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돌고 도는 회전문

등록 2019.06.26 21:45

수정 2019.06.26 21:51

링컨 대통령에게 수어드 국무장관은 믿음직한 오른팔이자 바른말 하는 조언자였습니다. 두 사람이 마차를 타고 가며 정국을 의논합니다.

"제 의견으로는…"  "(당신 의견을) 늘 경청하고 있지요."
"그런 척하는 건 아니고요?"  "내 귀 세 개를 다 열어 (듣습니다)."

링컨은 말도 잘했지만 듣는 것은 더 잘했습니다. 그래서 귀가 셋이라고 한 것이지요. 측근 수어드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막판까지 링컨에 앞섰던 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링컨은 그에게 편지를 보내 국무장관을 맡아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야당인 민주당 사람 세 명도 입각시켰습니다. 그 중에는 링컨을 '4류 변호사'라고 경멸했던 스탠턴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를 남북전쟁을 치를, 막중한 전쟁장관에 앉혔습니다. 정적을 기용하는 전통은 레이건 시절 베이커 비서실장, 오바마 때 힐러리 국무장관으로 이어옵니다.

이제 우리 정치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정곡을 찌르는 비유로 이름난 박지원 의원이 얼마전 "진짜 답답하다"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우리 민족끼리 하겠다'가 문제인데, 이 (정부) 인사는 우리 식구끼리 하겠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집권 여당에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회전문 인사 논란과 관련해 "그동안의 인사관행과 등용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당이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청와대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정책실장에 임명했습니다. 김 실장은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재벌을 혼내주고 오느라 회의에 늦었다"는 어록을 남겼습니다. 그러다 이제는 연일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기업의 기를 살려주겠다'고 합니다. 사람은 같은데 자리가 바뀌자 벌어지는 진풍경이, 보기에 조금 민망합니다.

그리고 조국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거듭된 인사검증 실패에도 끄떡없이 청와대에서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지요. 역시 아는 사람, 마음에 드는 사람을 끝까지 쓰는 인사 스타일이 엿보입니다. 그래서 이 말을 다시 한 번 들려드릴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 일을 맡기겠습니다…"

6월 26일 앵커의 시선은 '돌고 도는 회전문'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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