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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북미, 사실상 적대관계 종식"

등록 2019.07.02 15:03

수정 2019.07.02 16:04

文대통령 '북미, 사실상 적대관계 종식'

국무회의 발언하는 문 대통령/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남북(南北)에 이어 북미(北美) 간에도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난 일요일(30일) 우리 국민과 전세계인들은 판문점에서 일어나는 역사적인 장면을 지켜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전협정 66년 만에 사상 최초로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두손을 마주잡았고, 미국 정상이 특별한 경호 조치 없이 북한 정상의 안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면서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남북미(南北美) 정상의 3자 회동도 이뤄졌다"고 했다.

또 "앞으로 이어질 북미대화에서 늘 그 사실을 상기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대화의 토대로 삼아나간다면 반드시 훌륭한 결실이 맺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진행된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첫 평가로, 사실상 '종전선언'에 준하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25m 거리에 있는 최전방 GP를 방문했다"면서 "한미(韓美) 양국의 대통령이 함께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한 것은 사상 최초"라고 강조했다.

또 "양국 대통령이 군복이나 방탄복이 아닌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최전방 GP(감시초소)를 방문한 것도 사상 최초"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40Km 거리인 서울과 수도권에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고 있고 서울에만 1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상시 거주하는 상황을 설명했다"면서 "아울러 눈앞에 빤히 보이는 개성공단이 남북 경제와 우리의 안보에 가져다주었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살머리고지에서 진행 중인 유해 발굴 작업에서 발굴된 유품들을 함께 참관했고 대한민국에 있어 안보와 평화의 절박함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고 문 대통령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 모든 일들은 정상들 간의 신뢰뿐 아니라 판문점 일대 공동경비구역이 비무장화되는 등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이 크게 완화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남북관계의 개선과 북미 대화의 진전이 서로 선순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미북 정상의 판문점 회동 성사 과정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SNS를 통한 파격적인 제안과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호응으로 이뤄졌다"면서 "그 파격적인 제안과 과감한 호응은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기존의 외교문법 속에서 생각하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그 상상력이 세계를 놀라게 했고, 감동시켰으며, 역사를 진전시킬 힘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또 "상상력은 문화예술이나 과학기술 분야뿐 아니라 정치·외교에도 필요하다"면서 "특히 중대한 국면의 해결을 위해서는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란 어려운 역사적 과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끊임없는 상상력의 발동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자신을 포함한 '정치'에도 부족한 것이 상상력이라며 "과거의 정치문법과 정책을 과감히 뛰어넘는 풍부한 상상력의 정치를 기대해본다"고 했다.

정부 각 부처를 향해서도 "선의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서 과감한 정책적 상상력을 좀 더 풍부하게 발휘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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