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노동뉴스9

[포커스] 해양생물 위협하는 바다 쓰레기…실태 어떻길래

등록 2019.07.04 21:39

수정 2019.07.04 21:49

[앵커]
'인간이 버린 쓰레기에 목숨을 잃어가는 해양 생물', 점차 자주... 이 소식을 전해드리는 거 같아 씁쓸한데요. 멸종위기종인 북방물개 한 마리가, 비닐 포장재에 목이 졸린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더 안타까운건, 이제 2살 정도인 이 물개가 1년 가까이 이런 상태로 고통스럽게 살아왔다 건데요, 다행히 구조되어 안정을 찾긴 했습니다만, 인간이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해양 생물에 미치는 끔찍한 상황을 보고있자니 경각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죽은 듯 쓰러져 있는 물개 한 마리. 목에 감긴 비닐 포장재 때문에 먹이를 삼키지 못하고 그만 탈진한 겁니다. 구조대원이 다가가자 뒤늦게 인기척을 느끼고 바다로 도망치지만... 그대로 바다에 가면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

구조에 나선 사람들은 애가 탑니다.

전지민 / 해양동물전문구조치료기관 구조자
"상당히 긴급했습니다. 육안으로 봤을 때도 딱 봐도 환부가 해양쓰레기, 비닐에 목이 감겨가지고요. 약 3cm~5cm 가량 깊게 파인 상태..."

가까스로 구조된 이 물개는 멸종 위기종인 북방 물개로, 이제 겨우 2살이지만 비닐 포장재를 목에 감은채 적어도 6개월, 길면 1년 동안 살아오면서 근육마저 변형됐죠.

우리나라 주변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한 해에만 17만 7000톤, 이 가운데 6만 7000톤이 500년은 썩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입니다.

이승훈
"바닷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버려진 밧줄입니다. 사람들에겐 기껏해야 발에 걸려 넘어지는 정도일 뿐인 이 얇은 밧줄도, 해양 생물에겐 목숨을 위협하는 흉기와 같습니다."

밧줄 하나가 뭐 그리 위험하겠어.. 하실 수도 있지만, 길이 14미터, 무게 50톤에 이르는 큰 회색 고래도 고작 1센티미터 두께의 밧줄을 끊지 못해 한 번 감기면 꼼짝을 못합니다.

고래 구조자(해외)
"이 줄이 고래가 감긴 줄이에요. 이 줄이 피부속으로 파고들어서 제대로 자라지 못했고 혈액순환도 차단되었어요 입 주변도 심하게 베였고요."

바다거북 코에 깊숙이 꽂힌 빨대, 죽은 고래 입 속엔 온갖 쓰레기가 들어있고, 또 다른 바다거북은 비닐을 먹이로 착각해 씹어 삼킵니다.

이영란 / 세계자연기금 해양보전팀장
"해양 동물들 같은 경우에는 거의 30초에 한 마리씩, 매년 10만 마리의 해양 포유류가 플라스틱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국립생태원이 2017년 7월부터 폐사한 바다거북 40여 마리를 부검한 결과, 이 가운데 절반이 플라스틱 등 해양쓰레기 때문에 죽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성준 / 박사(충북대 기생생물연구소)
"여기도 뭐 있네. 실 같은 게 있어요. 이것도 비닐, 이건 아까 전에 나왔던 낚싯줄 같은 거."

전세계적으로는 1제곱킬로미터 바다에 2만 개의 크고 작은 쓰레기가 떠다니며 해양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아무데나 버리지 마라.. 어릴 때부터 들어온 이 당연한 말이, 그렇게도 지키기가 힘든걸까요.

뉴스9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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