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맨손 조리, 제멋대로 유통기한…못믿을 휴게소 위생

등록 2019.07.08 21:37

수정 2019.07.08 22:05

[앵커]
요즘은 고속도로 휴게소도 유명한 메뉴가 따로 있고 왠만한 맛집 못지 않게 인기를 누리는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위생 상태는 어떨까요?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저희 소비자 탐사대가 고속도로 휴게소의 위생 상태를 점검해 봤는데 걱정스러운 곳이 여러곳 발견됐습니다.

황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즐거운 여행길 잠시 들르는 서해안의 한 휴게소. 시원한 과일 주스, 냉커피로 피곤한 몸을 달래고 아이들은 주전부리에서 입을 떼지 못합니다.

최재호 / 대구 수성구
"(휴게소 보통 오시면 어떤 거 이용하세요?) 음식 같은 거 식사 시간에 많이 가기도 하고 그렇게 하죠."

맛깔스런 음식들… 어떻게 준비되는지 주방을 살펴봤습니다. 과일주스 재료는 맨손으로 만져지고…

A휴게소 직원
"이정도 넣으면 돼."

햄버거 준비도 맨손입니다. 위생장갑이 옆에 있는데도

A휴게소 직원
"여기도 (장갑) 껴야 돼 원래는. 그런데 밖에 있으니까 단속이 좀 덜해."

담배를 피운다는 한 직원.

A휴게소 직원
"내가 담배 피우거든?"

흡연한 손을 행주에 닦고 그대로 싱크대와 주스 믹서기, 음식을 내어가는 쟁반까지 두루두루 해결합니다. 자세히 보니 행주 곳곳엔 얼룩이 보이는데, 단속 대비용 깨끗한 행주는 따로 있습니다.

A휴게소 직원
"여기선 무조선 깨끗한 행주를 써야하잖아. 그런데 우리가 감당이 안되니까. CCTV가 저기 있어 가지고 감추고 해."

이번엔 강원도 쪽 다른 휴게소. 종업원이 고무장갑을 끼고 조리대를 청소합니다. 그런데 그손 그대로 우동을 집더니 그릇에 담습니다.

B휴게소 직원
“거기다가 넣어”

설거지를 한 뒤에도 이물질이 남아있지만…

B휴게소 직원
(이거 하얘가지고) "아이고 괜찮아."

쓰고 남은 식재료, 유통기한은 매일 지우고 새로 쓰면 그만입니다.

B휴게소 직원
(오늘 21일인데. 어제 꺼랑 똑같이 쓰면 돼요?) "어어. 그러면 돼."

물컵 위생은 어떨까. 휴게소 3곳의 컵 살균기의 세균오염도를 측정해봤더니…

한 곳은 167RLU, 나머지 두 곳은 각각 268RLU, 684RLU로 기준치 100RLU의 3~7배에 달했습니다.

최민희 / 경기도 평택시
"어이가 없는데요."

김선희 / 경기도 일산시
"안 보이는 곳에서는 이런 위생이 엉망이라는 게…보니까. 다시는 먹고 싶지는 않는 것 같아요."

관리 단속은 어떻게 이뤄질까? 휴게소 직원들은 점검 일시를 미리 알고 준비합니다.

B휴게소 조리장
"26일 날 점검하니까 25일 날 청소합시다."

당일 점검을 나온 지자체 직원들의 활동은 한 시간도 안 돼 끝납니다.

지자체 식품안전과 공무원
"저희는 점검은 아니고 컨설팅인데..걱정되는 부분이 있긴 있네요 관리감독을 더 강화해야 될 것 같고."

휴게소 위생 관리가 잘 되는 건지, 관리 감독이 잘 안 되는 건지… 

"지난 3월 전국에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1123곳을 점검한 결과 단 한 곳만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3년 간 내려진 제재도 주의, 경고 24곳이 전부였습니다.

이은권 / 자유한국당 의원(국토위)
"더 이상 또 방치를 시키면 더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솜방망이 처벌을 해서 그냥 또 그게 매일 그게 그거라고 넘어갈게 아니고…."

본격 휴가철을 맞아 보다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해 보입니다.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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