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포커스] 의자 빼주던 김여정 '달라진 위상'…남매 세습?

등록 2019.07.09 21:38

수정 2019.07.09 21:59

[앵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어제 김일성 25주기 행사에서 주석단 중앙의 권력서열 9위 자리에 앉은 화면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의전 담당자에서 일약 후계자 설까지 나오고 있는 김여정의 파격적 부상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버선발로 달리다시피해 서명록을 대령하고, 카메라에 잡힐새라 여기저기 숨기 바쁩니다.

정상 환영 행사에서 꽃다발 대신 들기, 업무 가방 들고 앞장 서 안내하기, 합의문 서류를 대신 넘겨주고 의자 빼주기까지 김정은 위원장을 돕는 김여정은 영락없는 수행 여비서의 모습이었죠.

그런데 어제 열린 김일성 사망 25주기 행사. 김여정이 주석단 중앙에 등장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중심으로 권력 서열대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당 부위원장이 그 옆을, 김여정이 좌우 통틀어 권력서열 9번째 자리에 앉았습니다.

이른바 백두혈통이라 받은 특별대우일까요. 불과 석달전 김일성 생일 행사때만 해도 김여정은 주석단에 앉지 못했습니다.

3년전 김정일 추모 행사때도 마찬가지였죠. 이번 주석단 입성을 통해, 김여정이 권력 핵심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 간부들과 나란히 시진핑 주석을 맞이하는 김여정. 카메라 뒤에 숨던 옛날과 달리, 북한을 대표하는 얼굴 중 하나가 됐죠.

김여정이 했던 의전 업무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에게 물려줬네요. 김 위원장 부부와 나란히 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도 과거엔 보기 드문 장면이었죠.

남북미 판문점 회동 땐 의전을 현 단장에게 맡기고 김 위원장을 보좌했고, 고 이희호 여사 장례식땐 북한 대표로 조문도 왔습니다.

박지원 / 민주평화당 의원
"김여정 제1부부장으로부터 조화를 받을 때, 당당하고 활기찬 모습을 보고 어쩐지 김정은 위원장의 후계자로 양성이 되고 있다, 라는 생각을… 김정은 위원장의 아들로의 세습과정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이 오랜 기간을 기다려야되기 때문에"

아직 30대 중반인 김 위원장의 후계 문제는 먼 미래의 일이라, 그때까지 김여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30대 초반인 김여정은 김일성종합대학을 나와 2014년 노동당 부부장을 시작으로, 북한 체제의 대외적 홍보 기구인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고영환 / 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김여정의 지위는 일단 (김정일 여동생) 김경희 지위를 넘어선 것 같고요. 성격은 아주 '순진하다'부터 아주 '까탈스럽다' 극단적으로 갈리는 평가…."

물론 오빠의 권력을 넘어서기는 어렵습니다.

남성욱 /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북한에서는 사회주의는 유일 수령 체계입니다. 김여정의 권력은 김정은의 권력을 통해서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3대 세습에 이어 '남매 세습'이란 낯선 말까지 등장하진 않을지, 북한의 미래가 궁금해집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