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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이재용 '운명의 7월'…첩첩산중 위기 직면

등록 2019.07.15 21:11

수정 2019.07.15 21:24

[앵커]
반도체 산업이 한일 갈등의 1차 표적이 되면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주 내내 일본에 머물렀습니다. 어떤 대책을 마련해 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 부회장은 귀국후 곧바로 회의를 소집했고 비상경영을 선언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의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는 처지이기도 해서, 이 부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이런 저런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의 포커스는 이재용 부회장에 맞췄습니다.

 

[리포트]
여행 가방을 직접 끌고 떠난 일본, 엿새 만에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어떤 성과를 손에 들고 왔는지에 온 시선이 쏠렸죠.

"일본 소재 부품 회사들과도 만남을 가지셨나요?" "부회장님 입만 기다리고 있는데 한 말씀 해주세요?"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 부회장 입에서 나온 말은 '컨틴전시 플랜' 즉, 비상계획 선포였습니다.

아베 총리 형의 장인을 찾아가는 등, 일본내 정관계 인맥을 총가동했지만 긴급 상황에 쓸 수 있는 반도체 소재 일부만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를 넘어 스마트폰과 TV 등 가전 분야까지 비상대책 마련을 지시하는 등 사태 확산에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삼성은 반도체 산업 불황으로 이미 고전을 겪어왔죠.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반토막인 6조5천억원. 돌파구로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개척에 나선 이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공장에 초청하는 등 신규사업에 강한 의욕을 보였습니다.

文대통령 / 4월30일
"원대한 목표 설정에 박수를 보내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이재용 / 삼성전자 부회장
"당부하신 대로 확실히 1등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이 비메모리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레지스트와 불화수소를 수출 규제 대상에 올렸죠. 급소를 찔린 20조원짜리 공장이 제 기능을 할지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도 이 부회장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증거인멸 혐의로 부사장 3명을 구속시킨 검찰의 칼끝은 정현호, 김태한 사장을 넘어 이 부회장을 향해 다가오고 있습니다.

또,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의 대법원 선고도 초읽기에 들어가 법의 심판대에 서야 합니다.

이재용 / 삼성전자 부회장(지난해 2월5일)
"여러분들께 좋은 모습 못 보여드린 점, 다시 한번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리는 건, 경영권을 쥔 재벌 총수가 경제에 그만큼 큰 영향을 끼친다는 뜻이기도 하죠.

홍성추 / 한국재벌정책연구원장
"삼성이 우리 국가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GDP의 약 12% 오너리스크가 워낙 크기 때문에 어떻게 말로 표현이 안됩니다."

안팎의 거센 파고를 맞이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을 구하는 리더십을 발휘할지, 아니면 같이 쓸려내려갈지, 몇년 후면 판가름날 겁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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