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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집 찾아가 축사 화재 알리고 죽은 어미소의 모성애

등록 2019.07.16 21:27

수정 2019.07.16 21:52

[앵커]
저 부모는 모성애도, 부성애도 없나 싶은데… 이번엔 말 못하는 동물이 보여준 모성애를 전합니다. 한밤 중 축사에서 불이 났습니다. 잠자던 주인은 이 사실을 알수 없었는데, 주인을 깨운 건 불이 난 100미터 떨어진 축사에 송아지 8마리를 두고 온 어미소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어미소는 새끼를 살리고, 숨을 거뒀습니다.

이승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축사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불에 그을린 한우가 쓰러져 있습니다.

지난 13일 새벽 1시 55분쯤, 한우 11마리가 지내던 강원 횡성군의 한 축사에서 불이 났습니다.

4살 난 암소 1마리가 탈출해 주인집으로 찾아왔습니다. 100미터나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암소는 머리로 마루를 들이받으며 울음소리를 내 잠자던 주인 90살 김태봉씨 부부를 깨웠습니다.

김씨는 축사로 달려가 소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습니다.

김태봉 / 어미소 주인
"집을 향해서 딱 이렇게 서 있는거야. 소가 씩씩거리고 말이야. 그래서 내가 참 고맙기도 하고…."

암소는 주인집 마당에 쓰러진 뒤 다음날 숨을 거뒀습니다. 이 암소는 새끼를 배고 있었습니다.

암소가 지난 1월에 낳은 송아지 등 나머지 8마리는 화를 면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죽은 어미소가 낯선 오솔길과 골목길을 지나 주인집을 찾았다며 놀라워했습니다.

박석수 / 강원 횡성군
"사람보다 짐승이 더 났다고 하는 말이, 그 말이죠. 등어리 다 타서 죽어가는 소가, 어미소가 와서 주인집 마루를…."

김씨는 죽은 어미소가 살려낸 송아지를 팔지 않기로 했습니다.

김태봉 / 소 주인
"팔렸지만, 내일 나가서 돈을 빼서 돌려주고, 그 아들을 내가 기를꺼야. 아들을…."

TV조선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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