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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광장서 '이석기 석방 집회'…서울시 '고무줄' 허가 논란

등록 2019.07.22 21:15

수정 2019.07.22 21:27

[앵커]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에서 정치행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잘 모르고 허가한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포커스의 광화문 광장에 대한 서울시의 고무줄 잣대에 맞췄습니다.

 

[리포트]
광화문광장을 뒤덮은 파란 종이들, 2만 명 가량의 사람들이 모여 만든 풍경입니다. 광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이석기를 석방하라!"

서울시 조례에는 광화문광장을 '시민의 여가선용'이나 '문화활동'을 위해서만 쓸 수 있게 돼 있는데 시민들 눈에는 정치집회로 비칩니다.

허필영
"정치행사죠. 뭐는 안 되고 뭐는 되고, 뭐가 팩트인지, 그 잣대를 들이대는 사람의 기준은 정당한 것인지..."

서울시는 이 조례에 따라 우리공화당의 천막 설치를 막았고, 지난 5월에도 같은 이유로 자유한국당의 광화문광장 천막을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박원순 시장은 SNS에, "광장을 짓밟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했죠.

이번 '이석기 석방대회'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전혀 몰랐어요 진짜로. 몰라가지고 당연히 문화제니까 뭐 인권평화문화제 좋지 하고 했더니 정말 이석기가 들어올지는 상상도 못했거든요."

서울시에 제출한 집회 신청서에, '인권 평화 토크 콘서트', 신청서 제출자도 '한국기독교연합사업(유)' 이라 돼 있어, 서울시도 '이석기 집회'인줄 몰랐다는 겁니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지난 20일 이전부터 '이석기 의원 석방대회'에 대한 집회 홍보글이 나돌고, 경찰에는 '이석기 구명위원회'의 집회임을 명시해 신고까지했는데 서울시는 정말 몰랐던 걸까요.

이석기 석방 요구 집회가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것은 지난 20일 집회가 처음도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12월 광화문 집회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지난 5월 18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서거 10주기 추모 문화제'도 집회의 성격을 놓고, 논란이 됐습니다. 이름만 문화제였을 뿐, 실제 행사에선 특정인의 정치 출마 여부가 화제였고,

김어준 / 당시 행사 진행자(5.18)
"유시민 언제 대통령 출마합니까?"
"이번 총선에서 누구 영입할 예정이에요?"
"조국 영입됩니까 조국?"

특정당의 총선 승리를 다짐하기도 했죠.

양정철 /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5.18)
"촛불 혁명의 완성도 총선 승리. 노무현 정신의 구현도 총선 승리라고 생각."

시민이 원하는 건 '모든 시민을 위한 광장', 이를 위해 먼저 불명확한 기준부터 손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손정혜 / 변호사
"(광장 사용) 기준은 누구라도 납득할 수 있는 세분화되고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

평소 광화문광장엔 불법 집회를 막기 위해 나무를 심은 커다란 화분들과 경찰들이 보입니다. 이런 모습들이 평화의 광장, 시민의 광장에 걸맞는 걸까요.

뉴스9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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