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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쑥 뜯으러 나갔다 실종된 母…DNA 감식 끝에 12년만의 '장례식'

등록 2019.07.25 21:32

수정 2019.07.25 22:06

[앵커]
12년 전 쑥을 뜯으러 간다며 외출했다가 실종된 나애순 할머니입니다. 서울 곳곳에 할머니를 찾는 현수막도 걸렸었죠. 사실 성인 실종 사건은 아동보다 미제로 남는 경우가 45배나 많아서 이 사건도 미제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컸는데, 다행스럽게도 나 할머니의 유해가 1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장례가 치뤄졌습니다.

윤재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머리 위로 열차가 지나는 한강철교 뚝방길. 자전거 도로가 생기며 담장으로 막혔지만 한때는 사람들이 오가던 둔치였습니다. 

지난 2014년 7월 이곳에서 옷가지와 뼈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찰 확인 결과 사람의 뼈로 드러났지만 신원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김장섭 / 동작경찰서 강력6팀장
"탐문이나 주변수사를 했지만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서 일단 DNA를 채취해서 국과수에 보관하고 있는 중 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14일, 유골의 신원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2007년 쑥을 뜯으러 나간 뒤 실종된 71살 나애순 할머니였습니다. 아들의 DNA를 채취해 비교한 결과, 99.9999% 일치했습니다.

유해 일부를 되찾은 유족들 나 할머니의 실종 12년만에 장례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이경열 / 막내아들
"상갓집 가도 전 그래요. 저렇게라도 장례를 치렀고, 부모님의 임종을 볼 수 있는 것도 진짜 복이거든요."

온전히 모시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이사도 가지 못했던 가족들은 그나마 마음의 짐을 덜었습니다.

이경열 / 막내아들
"아버님이 벽제(승화원)에 계시거든요. 이제 어머니하고 아버지하고 같이 모시려고 납골당에 두 개를 해 놨거든요. 같이…."

성인실종사건은 장기 미제 사건 비율이 높습니다. 단순 가출로 분류돼 DNA 채취와 휴대폰 조회 등에 영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실종된 채 돌아오지 못한 성인은 4380명으로 같은 기간 실종된 아동보다 45배 많습니다.

TV조선 윤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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