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뉴스9

연락도 안 닿는데 방류 2분 전 통보…또 되풀이된 '인재'

등록 2019.07.31 21:22

수정 2019.07.31 22:57

[앵커]
이번 사고도 결국 인재였습니다. 수문이 비의 양에 따라 자동으로 개폐되다보니 작업자들이 터널에 들어가 있는데도 빗물이 방류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진 건데요. 게다가 구청은 방류 2분 전에야 업체에 수문 개방 사실을 알렸습니다. 부랴부랴 개방 사실을 알려주러 들어가던 직원도 함께 수몰됐습니다.

윤재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고가 난 터널은 상습 침수구역이던 서울 양천구 일대의 빗물을 모으는 지하 배수로입니다.

지난 2013년 공사가 시작돼 지금은 시범 운영 중인데 시간당 100㎜의 폭우를 견디도록 설계됐습니다. 비가 내려 수위가 상승하면 수문이 열리면서 빗물이 지하로 들어와 침수를 막는 구조입니다.

수문이 설치된 신월동의 배수시설입니다. 오늘 아침 폭우가 쏟아지자 7시 40분쯤 수문을 열어 이 아래에 모아둔 빗물을 지하로 흘려 보냈습니다.

피해 근로자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물이 절반정도 차면 자동으로 수문이 열리도록 설계됐는데, 방류 2분 전에야 구청에서 시공사에 통보해줬기 때문입니다. 이미 정기 점검을 위해 하청업체 직원 2명이 터널에 들어간 뒤였습니다.

최재곤 / 현장관리소장
"38분에 전화가 왔었고 문도 물어서 뜯고, 패스워드도 물어서 하고 (제어실에)딱 들어간 순간 이미 수문이 열려버린 거죠."  

전파가 닿지 않는 터널 안으로 연락할 수단도 없어 이를 알려주러 들어간 원청업체 직원까지 함께 휩쓸렸습니다.

불어난 강물에 지하에서 상수도관 공사를 하던 작업자 7명이 숨진 6년 전 노량진 수몰사고와 같은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경찰은 실종자 수색을 마치는 대로 시공사와 서울시가 안전규정을 지켰는지 따져볼 계획입니다.

TV조선 윤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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