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단도 미사일, 탄도 미사일

등록 2019.08.08 21:45

수정 2019.08.12 20:45

안도현 시인이 2000년 어른을 위해 쓴 동화 '짜장면'입니다. 그런데 제목부터 맞춤법이 틀렸습니다. 그때만 해도 '자장면'이 표준어였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주인공 소년은 이렇게 푸념합니다. "우리나라 어느 중국집도 자장면 파는 집을 보지 못했다. 중국집에는 짜장면이 있고 짜장면은 짜장면일 뿐이다…."

소년은 '권력을 지닌 어른들이 자장면이라고 가르치지만 언젠가는 아이들에게 배워 짜장면 사주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렇듯 온세상 사람이 짜장면이라는데 굳이 아니라던 국립국어원도 2011년 짜장면을 표준어로 인정했습니다.

지난 5월 북한이 쏘아 올린 미사일을 군 당국이 굳이 '발사체'라고 했던 일, 기억하실 겁니다. 세계 군사전문가들이 다 탄도 미사일이라는데 우리만 계속 '분석 중'이라고 했지요. 와중에 대통령의 말실수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단도 미사일을 포함한 발사체의 발사에…"

그 발사체가 탄도 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석 달이 지난 엊그제 국방부가 얼떨결에 밝혔습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7월 25일 발사한 미사일은 지난 5월 미사일과 동일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 이라고 한 겁니다. 그런데도 국방장관은 계속 말을 돌리다 마지못해 인정합니다.

"이렇게 결론 내릴 수 있겠습니다. 5월 달에 쏜 거는 탄도 미사일로 거의 추정이 되나?"
"예"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이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끝내 국방장관 다운 단호함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미 지난 5월 미사일 발사 때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군사합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발사 중단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그 회의에 참석했던 안보실장이 지금 와서는 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것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아주 단호한 어조로 말이지요… 짜장면을 표준어로 공인해놓고도 기어이 아니라고 손사래 치는 격입니다.

북한이 이 희한한 풍경을 얼마나 우습게 볼지는 불 보듯 환합니다. 북한은 당장 어제 "우리의 위력시위에 질겁한 남한 당국이 또다시 대화, 평화 타령을 늘어놓고 있어서 만인의 조소를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의 남북경협, 평화경제 발언을 비아냥거린 겁니다. 이런 상황에 참담함을 느끼는 국민이 어디 저 뿐이겠습니까?

8월 8일 앵커의 시선은 '단도 미사일, 탄도 미사일'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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