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조국과 문정인의 경우

등록 2019.08.09 21:45

수정 2019.08.12 20:46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 연못가에 돌 개구리 한 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1945년 미군 정보장교로왔다가 천리포 수목원을 가꾸는데 일생을 바친 칼 페리스 밀러, 한국 이름 민병갈을 기리는 개구리입니다. 그는 50여년을 한국인으로 살며 천리포 야산을 세계적 수목원으로 일궜습니다. 김치 없이는 밥을 못 먹고 밤늦도록 연못가에 앉아 개구리들의 합창에 귀 기울였습니다. 생전 "다시 태어나면 개구리가 되고 싶다"고 했듯 그는 지금 개구리의 혼이 돼 수목원을 지킵니다.

한센병을 앓았던 비운의 시인 한하운에게 개구리 울음은 글자 공부하는 소리로 들렸습니다. "가갸 거겨 고교 구규 그기 가…" 조병화 시인은 여름 달밤 개구리 소리에서, 손도 못 잡던 첫사랑의 수줍음을 떠올렸지요. 하지만 개구리가 마냥 낭만적이지는 않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만 해도 바깥세상 넓은 줄은 모르고 저만 잘난 줄 아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조국 전 민정수석의 대학 시절 별명이 '입 큰 개구리' 였다고 합니다. 대학 동기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그 별명의 내력을 이렇게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무슨 주제로 얘기를 하든 나타나서 앉자마자 자기 얘기부터 하더라…" 조 전 수석은 뒤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에 충실해야 할 대통령 비서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직무 인사검증은 계속 실패하면서 직무 외 갖은 일에 참견하고 대통령보다 앞장서 호통치기 일쑤였습니다. 한일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와중에는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친일'과 '매국'으로 매도함으로써 나라를 둘로 갈랐습니다. 

법무장관의 임무는 국법과 인권 수호, 공정한 수사와 기소 보장입니다. 매사에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돌리고 편가르기 하는 사람이 어떻게 이 일을 해낼지 걱정하는 국민이 많습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문정인 특보가 막판에 주미대사를 고사했다고 밝힌 것입니다. 고사란 완강하게 사양하는 것이니까 권유도 끝까지 강했다는 얘기일 겁니다. 막판에 바뀌긴 했지만 한미동맹 제거가 상책이라는 사람을 주미대사로 보내는 기발한 아이디어는 또 누구 머리에서 나왔을까요? 이명박 정부가 권재진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으로 기용했을 때 민주당은 "최악의 불량 코드인사"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힘의 정치는 대통령에게 독이 되고 말 것이다…"

8월 9일 앵커의 시선은 '조국과 문정인의 경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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