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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에어컨 없는 '찜통 호텔'…"입 다물라" 각서 내민 여행사

등록 2019.08.10 11:30

수정 2020.10.03 00:29

[앵커]
여행사 패키지로 해외여행을 갔는데, 무더운 여름에 냉방도 안되는 호텔방에서 지낸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이 대형 여행사는 불만을 제기하자 일종의 입막음용 각서까지 요구했습니다.

권용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큰 맘 먹고 아내와 딸에게 유럽 여행을 선물한 김 모씨. 하지만 이 여행은 마음에 상처만 남겼습니다.

한명당 2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냈지만, 에어컨도 없는 '찜통 호텔'에서 더위와 싸워야 했기 때문입니다. 모녀가 이탈리아를 방문한 지난달은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어 3명이 숨질 정도로 폭염이 심했을 때였습니다.

김 모 씨 / 패키지 여행 피해자
"그런 부분을 안내를 해줬으면 제가 예약을 취소하고 사전에 다른 상품을 찾거나 아니면 예약을 취소하거나 그랬을 텐데…."

불만을 제기하자 여행사는 와인과 피자 한판, 삼겹살을 서비스로 주고 서류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불편 종결 확인서였습니다. 불만에 대한 게시글을 전부 삭제하고, 이를 어길시 여행사가 입는 피해를 모두 보상한다는 내용입니다.

김 모 씨
"너무 불쾌했습니다. 이런 거를 해서 일종의 협박으로 느꼈고요 모르는 사람들은 가이드말을 따를 수밖에 없는데…."

여행사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여행사 관계자
"합의를 하신 부분을 저희쪽에서 합의가 됐다는 거에 대한 증빙을 남겨두기 위해서 하는 거거든요. 다른 의도로 사용할 건 아니고…"

정지연 /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불리한 상태에서 합의를 강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상식적인 부분을 벗어나는 부분이어서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이고…."

소비자를 뒷전으로 밀어내는 일부 여행사들의 행태가 즐거운 휴가를 망치고 있습니다.

TV조선 권용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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