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포커스] 北 막말은 반어법?…모욕에도 靑·정부 '침묵'

등록 2019.08.12 21:13

수정 2019.08.12 21:23

[앵커]
그런가 하면 북한은 또 이렇게 얘기합니다. 한미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겁먹은 개가 짖어대는 것이다. 미사일 거리도 판정못해 웃음거리가 됐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정상회담을 하고, 잔을 부딪히고 갖은 덕담을 주고 받은 사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는데도 청와대도 정부도 그저 못 들은척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오늘의 포커스는 여기에 맞췄습니다.

 

[리포트]
조선중앙통신
"새 전술무기들의 훌륭한 성공 폭음을 연일 터뜨리며"

축구장 3개를 초토화할 위력을 가진 미사일을 쏜 다음날, 북한은 우리 정부를 대놓고 "바보"라고 했죠. 북한의 일개 외무성 국장이 한미연합훈련 실시를 이유로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도적이 뻔뻔하다" "겁먹은 개가 짖어댄다" 심지어 "배설물"을 언급하며 모욕했습니다.

우리의 대응 능력에 대한 조롱도 이어졌습니다. 북한은 "정경두같은 웃기는 것" "미사일 사거리도 판정못해 웃음거리가 됐다" "청와대가 새벽잠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 가관이다" 한껏 비아냥댔습니다.

관련 부처의 대응은 어리둥절하게 합니다.

국방부
(북한에서 군을 조롱도 하고.. 국방부 공식논평이나 반응은?)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통일부
"일일이 다 해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청와대도 "단어 하나하나, 어감까지 일일이 대응하는 게 맞는지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야당은 이런 소리 듣고도 가만 있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
"북한에 큰 빚이라도 지고 있는 건지 총선 때 신세지려고 지금부터 엎드리고 있는 건지"

손학규 / 바른미래당 대표
"北조롱과 비난에 아무런 대꾸도 못하고"

북한은 또 한미 연합훈련 실시에 대한 해명을 하지 않으면 남북 접촉이 어렵다고 못박았죠. 북한의 거친 말이 이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여권에선 대화를 낙관하는 기류가 흐릅니다.

박주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화의 가능성과 동력이 상당이 있는 상황.."

설훈 /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달 말 북미협상이 재기될 가능성이.."

현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에선, 북한의 막말을 반어법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세현 /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내정자(CBS '김현정의 뉴스쇼')
"북한의 막말은 저게 속상해서 하는 소리예요. 정말 절실히 우리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애들 문자로 약을 올려요."

그래서 북한이 문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란 관측도 이어집니다.

정세현 /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내정자(CBS '김현정의 뉴스쇼')
"(文대통령이) 특히 8.15 경축사에서 멋있는 얘기 좀 해달라, 우리 민족끼리 하기로 약속을 했으면 그 정신에 입각해서 좀 해 줄 건 해 줘야"

최근 보름새 미사일 도발을 5번이나 감행한 북한은 우리 정부에 "맞을 짓 하지 마라"며 책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고영환 / 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정부가) 그냥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그러니 마음 놓고 조롱하고 마음놓고 욕을 하고.. 우리가 미국하고 직접 할 거야, 한국은 용도폐기를 시켰다는 의미"

북한에 거듭 모욕당하는데도 수수방관하는 정부를 보면서 속이 자꾸 타들어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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