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노동뉴스9

"건설현장에 쉴 곳 없어"…폭염 사각지대 놓인 야외 근로자

등록 2019.08.13 21:26

수정 2019.08.14 16:26

[앵커]
경북 의성이 36.9도를 기록하는 등 대구·경북에서 폭염이 절정을 이뤘습니다. 사람 체온이 평균 36.5도니까 그야말로 '사람잡는' 더위였는데요, 이런 날에는 '건설 현장 등에서의 야외 작업을 피하고 휴식을 취하라'고 정부가 지침까지 내놓고 있지만, 마땅한 휴게시설이 없어 아무데서나 쉬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신은서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염경보 속에 기온이 35도에 육박한 한낮. 서울의 한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땡볕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근로 감독관이 작업을 중지시킵니다.

근로 감독관
"내려오시라고 하세요." (건설 현장 관계자 : 아래로 내려와)

정부는 폭염 때 근로자들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물을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만들었습니다.

이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스무명 가까이 되지만 휴게공간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땅바닥에서 쉬고, 정수기 한 대에 의지합니다. 다른 현장도 비슷합니다.

건설 현장 관계자
"맨 상층부는 그늘이 없어요."

건설노조 조사에서도 조합원 4명 중 3명(73%)꼴로 폭염에도 쉴 곳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창식 / 건설 근로자
"휴게시설은 구경도 못한, 그늘막 하나 없는 곳에서 타설이 끝날 때까지 일을 합니다."

올들어 폭염 지침 위반으로 46곳이 적발됐지만 현장은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건설 현장 관계자
"(기자: 왜 계속 일하세요, 안 쉬세요?) 그런 건(휴식 권고) 몰랐어요."

건설 현장 관계자
"하루 할 양이 있잖아요. 사장들도 먹고 살아야 하는 거니까..."

주차관리원 등 야외에서 일하는 다른 근로자들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주차장 근로자
"4-5도는 여기가 높습니다. 엄청 힘들어요. (휴게실은) 한 두세 사람만 들어가도 앉아있을 수가 없어요"

폭염에 따른 산업재해가 매년 늘자 정부는 현장 점검반까지 가동하고 있지만 현장의 변화는 더딥니다.

TV조선 신은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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