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자수하러 온 살인범에 인근 경찰서 안내한 '황당 경찰'

등록 2019.08.19 21:25

수정 2019.08.19 21:35

[앵커]
이른바 '한강 몸통 시신' 살인범이 당초 자수를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았지만, 경찰이 아무런 조치 없이 "인근 경찰서로 가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결국 이 살인범홀로 택시를 타고 인근 경찰서로 이동해 자수했는데, '이동하던 중 결심을 바꿨다면 범인을 놓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민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모텔 투숙객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한강에 유기한 39살 A 씨.

A 씨 / '몸통 시신' 사건 피의자 (어제)
"끝까지 가지 않고 저한테 시비를 걸었습니다."

지난 17일 새벽 1시. A 씨는 서울지방경찰청 안내실을 찾았습니다.

"여기 정문 안내소에 들어오신 거죠. 이걸 저희 마음대로 얘기할 순 없고…"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서자 자수를 결심한 겁니다. 당직 근무 중이던 B 경사는 "무슨 내용이냐”고 물었고 살인범 A 씨가 “형사에게만 이야기하겠다“고 하자 “근처에 있는 종로경찰서로 가라”고 안내했습니다.

당시 내부엔 광역수사대 등 형사들이 당직 근무를 서고 있었지만 아무런 상황 보고도 없었습니다. 

안내실을 빠져나온 A씨는 차로 1.2킬로미터 거리인 종로경찰서까지 혼자 택시를 잡아타고 이동했습니다. A 씨는 잠시 뒤 종로경찰서에 도착했고 그때서야 경찰은 A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곽대경 /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중간에 도주를 했다면 이 사건 수사에 굉장한 애로가 발생하고 심지어는 미제 사건이 됐을 가능성도 (있는 거죠)"

경찰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조치였다며 감찰조사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어처구니 없는 경찰 대응에 충격에 빠졌던 시민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TV조선 최민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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