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한병 더' 경품 당첨됐는데…"우린 교환 안 해줘요"

등록 2019.08.19 21:34

수정 2019.08.19 22:48

[앵커]
음료와 과자 업체들이 한 번씩 경품 당첨시 해당 제품으로 바꿔주는 행사를 하죠. 이 행사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정도로 인기인데, 당첨이 되어도 제품으로 바꿔주는 곳이 한정되어 있어 소비자 불만이 일고 있습니다. 경품행사로 매출만 올리고, 교환은 나몰라라 하는 유통업체의 생색내기, CSI에서 취재했습니다.

김하림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외여행권과 가전제품 등을 상품으로 내 건 제약회사 경품 행사입니다.

"따자마자 경품 팡팡!"

'다음 기회에'가 대부분이지만 간간히 나오는 '한 병 더'가 위안을 줍니다.

그런데 '한 병 더'가 나와도 실제로 한 병 더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20대 김형준씨는 '한 병 더'가 당첨돼 동네 슈퍼 세 곳을 찾아갔지만 허탕쳤습니다. 모두 경품 교환처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김형준 / 경품 당첨자
"어이없고 화가 났죠. '본인이 샀던 곳에만 가라’고 적힌 것도 없었고, 기업이 소비자들과 한 약속이잖아요."

뚜껑을 보니 경품 교환은 편의점과 대형마트, 약국 등에선 할 수 없고, '일반 슈퍼'에서만 가능하다고 돼 있습니다. 구매는 어디서나 되는데 경품 교환은 일반 슈퍼만 가능하다니 곳곳에 불만글이 쏟아집니다.

취재진이 해당 음료 100병을 구매해 직접 상황을 알아봤습니다. 100병을 구입했는데요, 얼마나 당첨되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구매한 음료 가운데 '한 병 더' 행사에 당첨된 건 한 병. 당첨된 뚜껑으로 교환을 시도해봤습니다. 주변에 편의점, 마트는 많지만 교환이 안 된다니 일반 슈퍼를 찾아야 하는데....

임진숙 / 공인중개사
(일반)"슈퍼는 두 군데 정도밖에 동네 슈퍼는 많이 사라졌어요. 10분 거리에 약국은 10군데 정도 있어요."

주택가 깊숙이 들어가 힘들게 찾은 일반 슈퍼. 그런데...

A슈퍼 주인
"그건 (교환) 안 돼요. (왜 안 돼요? 슈퍼에서 된다고 쓰여있는데….) 저희는 안 돼요. 약국에 가봐요."

또다른 슈퍼도 마찬가지입니다.

B슈퍼 주인
(본사에서) "가져온 사람이 (행사 한다고) 그런 말도 않고…. 버려버려. 신발 좀 아껴."

30분 정도 거리를 돌며 간신히 슈퍼 두 군데를 찾았는데요. 두 곳 모두 경품 교환을 거절했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고객센터에 알아봤습니다.

고객센터
"불편 드려 죄송하고, 확실하게 교환 가능한 곳 안내 받으실 수 있는 연락처를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마저 소비자가 직접 대리점에 연락해 교환 가능한 곳을 안내 받아야 합니다.

김 모 씨 / 경품 당첨자
"하나 바꾸겠다고 이 더운 날 슈퍼 찾기도 힘들고.. 이벤트 왜 하지? 팔려고만 하는 건가?"

경품 교환처 제한은 이 업체 뿐만이 아닙니다. 과자, 커피, 아이스크림 등 다른 업체 경품 행사 때도 할인점과 편의점, 체인슈퍼 등은 제외됐습니다. 업체 측은 행사 참여를 원하는 곳이 적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

업체 본사 관계자
"편의점이나 다른 데 같은 경우에는 시스템 환경상 힘들다고 얘기를 했대요. 저희가 (행사 참여를) 강제할 수 없는 거고요."

업체들은 경품 행사로 판촉 효과는 보지만 소비자 관리는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한상린 /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집객효과를 노리는 마케팅의 목적이 있습니다만, (경품) 관리까지 철저히 함으로써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업체들의 실속챙기기 경품행사에 소비자만 지갑을 열어온 셈입니다.

이지호 / 서울 아현동
(경품 당첨되면 바꾸러 갈 것 같아요?) "뚜껑을 버려 버릴 것 같아요. 슈퍼마켓 요즘 찾기도 힘들고…."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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