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슬픈 조국

등록 2019.08.21 21:47

수정 2019.08.21 21:59

"쉰 살이 되기 전까지 나는 한 마리 개였다. 앞에 있는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어대면 나도 따라 같이 짖었다…."

명나라 사상가 이탁오는 듣기 좋은 공자-맹자 말씀을 아무 생각 없이 읊어대던 자신을 개에 비유했습니다. 쉰 살이 돼서야 자신을 깨부수고 생각과 삶이 일치하는 독창적 목소리의 지식인으로 거듭났습니다.

우리 속담에 "개 덜된 것은 들에 가 짖는다"고 했습니다. 지키라는 집은 안 지키고 동네방네 짖고 다니는 개를 가리키지요. 개는 잘 짖는다고 해서 명견이 아니듯, 사람은 말을 잘한다고 해서 군자가 아닙니다. 입을 놀려 짓는 죄를 불교에서 구업(口業)이라고 합니다. 말로 쌓은 업보, 말로 진 말빚의 대가는 언젠가 톡톡히 치르게 마련입니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가 그간 해온 말을 보면 그는 분명한 도덕 군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약속했듯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그런 사람입니다. 그는 "모두가 용이 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했습니다.

특목고를 가리켜 '상위계층 학생만 사교육 혜택을 누리며 가는 입시명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들과 딸은 특목고에 보냈습니다. 딸은 이공대와 의학전문대학원 가는 바늘구멍 입시를 필기시험 한번 안 치르고 꽃길처럼 걸었습니다. 적어도 50억대 자산가인 그가 "경제상태 중심으로 줘야 한다"고 했던 장학금도 딸은 3년 내리 받았습니다.

다른 건 제쳐두고 자식 교육 이야기만 해도 다 주워섬기기가 벅찹니다. 그를 도덕적 이상주의자로 알았던 젊은이들의 허탈과 분노가 누구보다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나오는 신조어가 '조로남불'. ":조국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이라는 얘기입니다.

조 후보자가 2012년 대선 때 했던 문재인 후보 찬조연설을 다시 들어봅니다.

"서울 상계동 사는 15세 어린이와 대치동 사는 같은 나이 어린이의 한 달 가계부를 따져봤습니다. 상계동 어린이 8만원, 대치동 어린이 199만8천원. 무려 스물다섯 배 차이입니다. 슬픕니다."

정말 슬픈 것은, 겉 다르고 속 다른 그의 표리부동입니다. 슬픔을 넘어 연민을 느낍니다.

8월 21일 앵커의 시선은 '슬픈 조국'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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