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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6년만에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끌어내린 부패권력과 다를 바 없어"

등록 2019.08.23 16:20

고려대, 6년만에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끌어내린 부패권력과 다를 바 없어'

 

지난 2013년 고려대 교내 게시판에서 화제를 모았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자리에 같은 제목의 대자보가 다시 붙었다.

6년 전 대자보에는 대학생들의 사회문제 관심을 촉구했다면 이번에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청년들의 박탈감을 강조해 현 정부를 비판했다.

고려대 컴퓨터학과 14학번 명훈이라고 밝힌 대자보 게시자는 “불과 두 주 전, 대한민국 법무부의 새로운 수장이 내정되었다. 아, 물론 다른 누구보다도 정의롭고 권력에 굴복하지 않으며 조국의 안녕을 위해 거침없이 대검을 뽑을 수 있는 사람일 것"이라며 조국 후보자를 거론했다.

조국 후보자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논란과 관련해 “지금 이 순간에도 새벽 공기를 마시며 논문을 써내려 가는 대학원생들이여, 도대체 당신은 고작 2주짜리 랩 인턴은 왜 안 했습니까?”라고 썼다.

대자보 게시자는 청년 세대가 처한 현실에 대해 "68%에 이르는 대학진학률을 등에 업고 서너 자릿수의 경쟁률을 자랑하는 대·공기업에 지원하자면 어학성적은 스펙이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한 시대"라며 "달랑 제 이름 석 자만 가지고 이 불구덩이에 뛰어든 것이 우리 세대 아닌지"라고 자조적인 내용도 담았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전히 정치와 경제에 무관심할지도, 모를지도 모르겠다. 다만 우리는 부패한 권력을 끌어내린 역사의 현장에 당당히 자리했고, 촛불로 쌓아 올린 세상이 적어도 한걸음쯤은 나아갔다고 믿었다"며 "이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앞서 말한 권력이 지금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것 같기 때문"라고 현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도 대자보에 담았다.

명훈씨는 "그저 묻고 싶다. 별달리 유난한 것 없이 잘 살고 계시느냐"며 "(대자보가 처음 붙은 지)6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안녕들 하시지 못하느냐"는 말로 글을 마쳤다. /홍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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