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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美 5번 "실망" 표시했는데 靑·與 "아무 문제 없다"?

등록 2019.08.27 21:35

수정 2019.08.27 21:49

[앵커]
지소미아 파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실망감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것 같습니다. 실망했다 걱정이다라는 말은 여러차례 반복하고 있는데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아무 문제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실망'이란 말의 무게 그리고 우려되는 한미동맹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한 뒤 미국은 몇 번이나 '실망'을 표현했을까요?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 발표가 나온지 7시간 만인 23일 새벽 2시 미 국무부 대변인의 첫 '실망감' 표시 후, 미 국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주한 미 대사관까지 5번에 이릅니다.

폼페이오 / 美 국무부 장관(지난 23일)
"실망했습니다. 우리는 (한일) 두 나라 각각이 관여와 대화를 계속하기를 촉구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지만….

트럼프 / 美 대통령(지난 24일)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봅시다."

미 정치권에서도 엘리엇 엥겔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깊은 우려"를 표했고,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도 "실망했다"고 했습니다.

일상적으로 '실망'이란 말은 '기대하던 대로 안 돼 마음이 몹시 상한 것'을 뜻하죠. 외교가에서는 그 의미가 더욱 큽니다.

김석우 / 前 외무부 아주국장
"실망이란 단어는 적대 관계에 있는 나라끼리 교환할 수 있는 굉장히 불쾌한 표현…."

미국이 동맹국에게 쓰기 어려운 단어까지 써가며 불쾌감을 거듭 표현하는 이유는 뭘까요? 

최근 한 달 사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청와대를 찾았죠. 이들은 모두 청와대에 '지소미아를 연장하는게 좋겠다'는 뜻을 전했고, 그때마다 청와대도 이에 부정적 의견을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22일 지소미아 종료를 전격 선언하면서, "미국은 종료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이례적으로 우리 정부를 '한국 정부'가 아닌, '문재인 정부'라 부르면서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 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여기에 더해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국내 한 언론에, '미국이 이해했다'는 청와대 발표는 '거짓말'이라고까지 전했습니다.

미국 쪽이 다소 격앙된 반응과 걱정을 나타내는 것과 달리 청와대와 여당은 별 문제될 것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소미아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한미동맹 관계는 굳건히 유지.."

홍익표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통상적으로 실망스럽다는 말은 동맹간에 쓸 수 있는.. 못 쓰는 단어는 아닙니다. 현재 한미동맹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실망'이란 단어를 일상어처럼 느끼다, 안보 불안이 일상이 되진 않을지... 국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뉴스9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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