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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조선, 스페인 송환 위기…친북 인사 '알레한드로' 증언 가능성

등록 2019.09.03 17:32

수정 2019.09.03 17:32

피살당한 북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구출하고, 주 스페인 북한 대사관에 들어갔던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 측 인물이 내년 1월 재판 후 스페인으로 신병이 넘어갈 위험에 처했다.

자유조선 일원인 크리스토퍼 안은 지난 2월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에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 등과 함께 침입해 컴퓨터 등을 탈취해 도주한 혐의로 스페인 법원에 의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가, 지난 4월 미국에서 체포된 뒤 보석으로 석방된 바 있다.

하지만 외국인 최초로 북한 공무원이 된 '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가 사건 직후 "괴한들(자유조선 인물들)이 북한 대사관에서 컴퓨터와 전화를 빼앗아가는 등 강도 행각을 벌였다"고 증언을 하면서 재판은 급반전 되고있다. 스페인 재판부가 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의 증언을 청취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알레한드로의 증언에 따라 자유조선 조직원들에 대한 스페인 송환을 추진할 경우, 재판 전후로 알레한드로 등 북한 정권 관련 인사들과 접촉하거나 동선이 공개돼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크리스토퍼 안의 변호인 측은 "말레이시아 사건(김정남 암살) 등에 비춰봤을 때, 북한 땅 밖에서도 암살의 위협이 존재한다"면서 사건 진행 상황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해왔다.

알레한드로는 그동안 서방 세계에 북한의 입장을 전파한 친북인사로 알려져 있으며, IT 컨설턴트로 일하다 2000년 조선우호협회(KFA)라는 친북 단체를 만들었다. 이후 평양과 소통하며 북한의 '조선대외문화연락위원회'로부터 명예특사 직함을 얻은 뒤 북한 공무원으로 정식 채용됐다.

지난 2016년, 집에서 개량형 총기 4개와 탄약통 2000개가 발견돼 무기 대북 유통 의혹도 일었던 적이 있다. 당시 무기 밀매혐의로 스페인 시민경비대에 체포된 후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바 있다.

 

자유조선, 스페인 송환 위기…친북 인사 '알레한드로' 증언 가능성
'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 트위터(@DPRK_CAODEBENOS). 알레한드로는 지난 달 트위터에 베네수엘라가 평양 내 대사관을 만든 소식을 전하며 "제국주의 침공 방어에 매우 유용할 것"이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 '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 트위터 캡처


앞서 자유조선은 자신들의 홈페이지(www.freefj.is)에 입장문을 공개하고, 일원인 '크리스토퍼 안'과 '에이드리언 홍창'이 북한 대사관에 들어간 이유는 "대사관 내 외교관들이 망명을 요청했기 때문"이었다며, 그 근거로 대사관 내 집무실에서 자유조선 일원들과 북한 외교관들이 함께 웃고 있는 영상을 제시했다. 또 자유조선 홈페이지에 대사관에서 나오는 영상도 공개한 바 있다.

자유조선 측은 "대사관 인물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스페인 경찰들이 대사관을 둘러싸자 탈출 계획을 포기했다"고 주장했으며, 직원들을 결박하고 폭행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폭력의 필요를 느끼지 않았고 폭력을 저질러서 얻을 수 있는 혜택도 없다"고 주장해왔다.

북한 대사관은 실제로 당초 습격 사건을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김씨 부자 배지를 단 인물이 '아무 일도 없다'고 돌려보냈었다. / 이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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