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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장관 후보자

등록 2019.09.03 21:49

수정 2019.09.03 21:56

경주 석굴암에 있는 십일면 관음상입니다. 불교 조각예술의 백미로 꼽힐 만큼 아름답습니다. 머리에 열한 가지 얼굴을 얹고 있어서 십일면관음이지요. 자비롭고, 분노하고, 크게 웃고… 다양한 얼굴로 중생을 위로하고 구제한다는 의미입니다.

나이 쉰줄에 들어선 시인이 거울에 비친 얼굴에서 십일면 관음상을 떠올립니다.

"내 얼굴 이미 많은 걸 지녔다… 자비상 분노상 백아상출상 열한 개 얼굴. 보이지 않는 뒷모습 살의. 나는 내가 두렵다…"

시인은 젊음과 순수가 사라진 얼굴을 보며 탄식합니다.

"가면도 얼굴이라는걸 알았다…"

면목은 얼굴뿐 아니라 체면과 염치를 가리킵니다. 면목없는 언행을 하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을 그래서 낯이 두껍다고 하지요. 공자도 늘 매끄러운 말과 꾸민 얼굴, 교언영색을 경계하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자가발전 일방통행 변명 이벤트가 한밤중 대한민국 국회에서 벌어졌습니다. 조국 후보자는 여덟 시간 내내 "없었다, 아니다, 몰랐다, 불법 아니다"를 반복했습니다. 저는 누군가는 "이런 기자간담회 해서 뭐하느냐"며 항변하는 기자가 있을 줄 알았는데 안타깝게도 그런 장면은 없었습니다.

조 후보자는 스스로 "주변에 엄격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엄격하지 않았던 것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집안 다스리는 제가를 못했다고 했지만 스스로 갈고닦아 수양하는 수신에 실패한 겁니다. 그는 "만신창이가 됐는데 무슨 대권이냐"고 했습니다.

그가 지난달 고향 부산에서 동문들과 술자리를 하면서 찍어 올린 사진입니다. 왼쪽부터 소주 상표를 보십시오. '대선 진로 좋은데이' 대선 가도가 환하게 열렸다고 좋아했던 걸까요.

무제한 변명의 멍석을 깔아준 집권당은 의혹이 상당 부분 설명됐다는 입장이고 청와대는 임명을 밀어붙일 태세입니다. 이런 꼼수로 국민의 의혹과 분노를 잠재울 수 있다고 믿었다면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본 겁니다.

조 후보자가 지난 총선 때 안철수 후보 측을 공격하면서 했던 말을 이제 돌려 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한국 사회의 눈높이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민은 아니다 싶으면 바로 손을 뗀다. 대중은 냉정하다"

9월 3일 앵커의 시선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장관 후보자'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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