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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놓는 정성으로'…미술관 같은 절 길상사 정위스님

등록 2019.09.13 21:35

수정 2019.09.13 21:42

[앵커]
관악산 자락 빌라촌에 자리한 길상사. 종교를 떠나 불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 절로 알려져있는데요, 한땀한땀 수 놓는 정성으로 마치 미술관처럼 절을 가꾼 스님의 애정이 곳곳에 묻어있었습니다.

최윤정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서울 관악산 인근 주택가에 위치한 길상사. 입구에는 입을 쩍 벌린 물고기 모양의 우편함이, 마당에는 도자기 조각을 붙여 만든 미륵불이 손님을 반깁니다. 3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공중에는 목어가 헤엄치고, 법당 문 앞에는 나무로 깎은 새 두 마리가 날고 있습니다.

정위 스님
"밖에서 보기에는 삭막해도 안에서 보기에는 따뜻했으면 좋겠다"

1982년, 비구니 묘행 스님이 창건한 길상사는 96년 새로 지으면서 현대식 사찰로 탈바꿈했고, 제자인 정위스님이 지금의 모습으로 가꿨습니다.

전국을 돌며 대청마루를 모아 바닥을 만들었고, 손잡이와 창문 하나하나도 정성을 들였습니다.

정위 스님
"연꽃 봉오리인데요, 절 내부 손잡이는 연봉을 해가지고 구웠어요."

손님을 위한 수건 등 집안을 꾸미기 위해 시작한 자수가 일상이 된 지는 20여년. 출가한 딸을 위해 어머니가 선물해 주신 무명 한 필에 수를 놓다보니 수십점의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정위 스님
"자유를 느껴요. 제가 쓰고 싶은 색깔 제 맘대로 써요. 희열이랄까 그런 것도 약간의 큰 기쁨이 있어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꽃들을 담백한 색깔과 형태로 수놓는 정위스님. 절도 자수도, 찾는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것에 그저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TV조선 최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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