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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두 다리도, 명예도 잃었다"…하재헌 중사 '공상' 논란

등록 2019.09.17 21:41

수정 2019.09.17 21:48

[앵커]
지난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중사에 대해, 보훈처가 적과의 교전 등으로 입은 부상, 즉 '전상'이 아니라 근무 중 다쳤다는 의미의 공상으로 판정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하 중사는 두 다리를 잃고 명예도 잃었다며 군대를 간 것을 후회한다고도 했습니다.    

오늘의 포커스에서 하중사를 만났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5년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당시 수색작전 중이던 21살 하재헌 중사는 두 다리를 잃었습니다. 지난 1월 전역한 그는 장애인 조정 선수로 새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국가보훈처가 지난달, 그의 부상을 전상이 아닌 공상으로 판정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적과의 교전이나 이에 준하는 작전수행 중 입은 부상이 아니라, 교육 훈련 등의 상황에서 입은 부상이란 뜻입니다.

하 중사는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의신청을 했습니다.

하재헌 / 예비역 중사
"저는 작전 중에 지뢰를 밟고 멀쩡했던 두 다리를 잃었잖아요. 앞으론 장애인으로 살아가야되고 그래서 이제 저한테 남은 거라곤 진짜 명예밖에 없었는데…."

군인사법 시행령엔 "적이 설치한 위험물로 상이를 입은 사람"을 전상자로 보고 있지만, 국가유공자 지원법 시행령상 전상자 기준엔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보훈처는 이런 이유로 하 중사를 전상자로 판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과거 보훈처는 똑같이 관련 조항이 없는데도 천안함 폭침 부상 장병들을 전상자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다른 배경이 작용한게 아니냐며 하 중사는 불만을 터뜨립니다.

하재헌 / 예비역 중사
"천안함 사건은 왜 전상이냐 그런 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남북간에 화해모드 교류니, 그러고 있으니까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목함지뢰 도발 당시 군은 북한을 강력히 규탄했고,

구홍모 /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2015년 8월 10일)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불법으로 침범하여 목함지뢰를 의도적으로 매설한 명백한 도발"

북한 스스로도 사실을 인정하고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조선중앙TV (2015년 8월 25일)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데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4년이 흘러 지난 1월 있었던 하 중사의 전역식. 군은 그의 다리를 본딴 동상을 세우고, 육군참모총장이 직접 축사를 보내오는 등, 위국헌신 정신을 잊지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김채식 / 주임원사, 육군 참모총장 축사 대독(지난 1월 31일)
"강한 전사의 표상 하재헌 중사는 육군의 자랑입니다. 하 중사가 두 다리를 잃은 그 날은 우리 군이 존재하는 목적을 일깨워주는 사건이며…."

또, 하 중사를 '전투영웅'으로 기리는 전역 축하 영상도 만들었습니다.

시민들
"대한민국 영웅, 하재헌 중사에게 감사합니다"

하지만 정작 정부가, 나라를 위한 희생을 평가절하한걸까요.

하재헌 / 예비역 중사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대우를 받는 곳이 국가보훈처잖아요. 그런 대우조차 안해주고 명예마저 빼앗아 가버리면 진짜 처음으로 군대간 걸 후회했었거든요."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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