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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정지 6개월' 하태경…"손학규 내부 숙청만 집중"

등록 2019.09.19 10:28

'직무정지 6개월' 하태경…'손학규 내부 숙청만 집중'

/ 조선일보DB

바른미래당이 하태경 최고위원 징계를 두고 갈등이 확대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선 분당(分黨)과 야권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18일 당사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3시간 동안의 논의 끝에 하 최고위원을 '직무 정지 6개월'로 의결했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5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말해 윤리위에 제소된 바 있다. 윤리위 결정에 하 최고위원과 비당권파는 곧바로 반발했다.

하 최고위원은 같은날 SNS를 통해 "당권에 눈먼 손 대표가 '조국 파면 투쟁' 대신 '하태경 파면 투쟁'을 한다"며 "최고위원 과반수가 불신임한 윤리위원장은 자동 자격 상실이기 때문에 윤리위 결정은 원천 무효"라고 했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는 조국과 투쟁 전선에서 힘을 합쳐도 부족한데 당권에 눈이 멀어 내부 숙청에만 집중한다"며 "정권 2인자 조국과 싸워야 할 시간에 당내 2인자 하태경 제거에만 몰입해 있다"고 했다.

하 최고위원은 "국민 보기에 정말 창피하다"며 "물러나야 할 사람은 손 대표"라고 주장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19일 원내정책회의에서 "손 대표가 윤리위를 동원해 반대파를 제거하는 치졸하고 비열한 작태를 되풀이했다"며 "최고위 과반 요구로 불신임 당한 윤리위원장이 내린 징계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사태가 이 지경이 된 이상 바른미래당이 손 대표와 함께하기 어려워졌다고 판단한다"며 "가만히 앉아서 죽는 길을 갈 건지 손 대표 빼고 새 길 모색할 건지 모든 당원들이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상욱 의원은 "조국 장관과 손학규 대표가 뭐가 다른가하는 생각이 짓눌렀다"며 "왜 이 당에 남아서 대표직 연연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혜훈 의원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한 반대파를 갖은 수단을 동원해 제거하려는 손 대표야말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이동섭 의원은 "기본적 민주주의도 모르는 사람이 당 대표에 올랐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면서 "사퇴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강력하게 끌어내리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금까지 바른미래당 최고위는 손 대표를 포함한 당권파 4명(손학규·주승용·문병호·채이배)과 비당권파 5명(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으로 구성돼있었는데, 하 최고위원의 직무가 정지되면 4 대 4 동수로 주요 결정권을 손 대표가 가지게 된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 균형이 사실상 무너지면서, 오랫동안 지속돼온 '심리적 분당 상태'가 '물리적 분당'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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