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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년 전통' 명재고택 지킴이 윤완식씨…"고택 보존 정부가 나서야"

등록 2019.09.23 08:46

수정 2020.10.02 02:40

[앵커]
로컬기획 '지역을 지키는 사람들', 오늘은 그 두번째 순서입니다. 충남 논산에는 310년이 된 명재고택이 있습니다. 이곳을 대를 이어서 20년 째 지키고 있는 윤완식씨를, 김달호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한옥 처마가 유려한 곡선을 뽐냅니다. 장독대에는 항아리 수백개가 자리잡았고, 사랑채 창 밖으로는 고즈넉한 농촌 풍경이 펼쳐집니다. 1709년, 조선시대에 지어진 명재고택입니다. 고위 관직을 모두 사양해 백의정승으로 알려진 윤증 선생의 제자들이 스승을 위해 지었습니다.

이재철 / 문화관광해설사
"단 한번도 임금님 곁에서 이렇게 관복을 입지 않고, 항상 이곳에서 선비복장으로 임금님의 정치를 도와주셨기 때문에…."

윤증 선생의 후손들은 1720년쯤부터 명재고택에 살며 집을 지켰습니다. 큰사랑방 문은 미닫이와 여닫이가 동시에 작동하는 생활의 지혜가 담겼습니다. 안채와 곳간 사이는 사다리꼴 모양으로 지어졌습니다. 여름철 더위를 이길수 있도록 남동풍이 빠르게 불게 설계했습니다.

후손들은 지난 310년 동안 명재고택을 지켰습니다. 집이 빈 건 한국전쟁 당시 나흘 뿐입니다.

윤완식 / 명재 13세손
"인민군들이, 북한 애들이 쳐들어오니까 다 피난을 가잖아. 또 어떤 해를 당할지 모르니까."

현재 명재고택은 13세손인 윤완식씨가 지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생활하던 윤씨는 지난 1999년 고향으로 내려왔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20년 째 고택을 지키고 있습니다.

윤완식 / 명재 13세손
"안 내려오게 되면 비워지게 되있는 상황이 되가지고. 며칠 간 고민하다가 우리 아들, 딸들한테는 굉장히 미안한 아빠고…."

윤완식씨는 다음 세대에서 고택이 빌까 걱정입니다.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됐지만 실질적인 혜택은 없어, 아들과 딸에게 힘겨운 고택 생활을 강요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윤완식 / 명재 13세손
"자부심 자긍심 가질 수 있도록 국가에서 도와줘야 될 거 아니야. 정부에서 그런거를 안해주니까."

윤완식씨는 고택 보존을 위해 종가보존법 제정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TV조선 김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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