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을 만나보는 초대석 시간입니다. 경기도 오산시는 전국 최초로 생존수영 교육을 도입하고 1인 1악기 교육을 지원하는 등 교육도시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곽상욱 오산 시장을 모시고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Q. 오산시의 브랜드 네임이 ‘교육도시 오산’ 인데요. 시장님께서 민선 5기 때부터 추진해 오신 거죠?
A. 제가 처음 오산시장에 당선된 게 9년 전인 민선5기 때부터였는데요, 그 때를 회상하면 우리 오산시는 시민들의 정주성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도시였습니다. 발전을 위한 비전과 전략이 불확실했고, 도시 정체성도 없었고 자신의 삶과 미래를 도시와 함께 설계할 수도 없는 변방의 작은 도시였기 때문에 집집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4, 5학년이 되면 전학가기 바빴습니다. 이런 도시가 과연 자존감이 는, 살기 좋은 도시라고 말할 수 있는가? 아닌 거죠. 그래서 민선5기 취임 초 시민들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반드시 떠나기 싫은 도시로 만들겠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혁신 교육’이고 <교육도시 오산>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입니다. 민선 5기 때 시민들에게 했던 약속을 5기 6기 7기까지 9년에 걸쳐 지키게 된 거죠. <교육도시 오산!!> 이제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도시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Q. 시민참여학교 등 교육 관련 그동안 추진해 온 사업들이 많은데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A. 제가 교육 선진국이라 하는 핀란드 스웨덴 독일 등 혁신교육 성공 사례에 대한 공부를 아주 열심히 했습니다. 그 나라들에선 모두가 개방되고 보편화된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미래교육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의 힘이 필요하다’ 그 점에 크게 공감했고 저희 오산시도 온 마을이 학교가 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학교 밖 지역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고민했고 그에 따른 지원을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2011년부터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되어 다양한 교육정책과 사업을 기획하고 학교와 마을에 제공했는데요. 그 중에 처음 시도한 사업이 <학부모스터디>와 <시민참여학교> 였습니다. 교육의 주체로서 학부모와 지역이 교육에 참여했던 계기가 되었던 거죠. 공교육 혁신을 도모할 수 있도록 교육경비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했는데요, 문화예술체육지원으로 <초등 5,6학년 1인1악기, 1인1줄넘기, 1인1뮤지컬 등>이 있구요. 중학교 자유학년제 지원으로는 지역의 체험처를 방문하여 진로를 고민할 수 있는 <미리내일학교> 고등학생들에게는 <얼리버드 프로그램>과 <고교학점제 지원> 등이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교육 사업을 추진하였는데요. 거기에는 학교 뿐 아니라 지역의 인적 물적 자원을 연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마을교육공동체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지역에 사는 학생들에게 지역을 바로 알고 지역을 사랑하는 과정이 교육과 연계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배움이 삶으로 연계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오산시는 요즘 행복한 교육과정을 지역 안에서 더 많이 만들었는데요. 제4차 산업혁명 대비 미래인재육성을 위한 <오산 메이커교육센터>, 악기를 보고 듣고 만지고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소리울 도서관> 등 많은 지역학교를 만들어서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 시민이 함께 성장하는 교육과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제 10년 가까이 혁신교육도시를 위해 달려온 오산시는 올해 ‘글로벌 미래교육도시’라는 목표를 향해 한 단계 더 도약했습니다. ‘미래교육 그 길 함께 가다’라는 주제로 <제 1회 미래교육 오산국제포럼>을 7월에 개최했는데 핀란드 독일 스페인 등 세계 각국 교육전문가들과 미래 학자, 그리고 시민들이 참석해 미래교육 비전을 선포하고 미래교육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미래교육 오산국제포럼>은 우리 오산시가 구축해온 혁신 교육이 미래 모든 분야에서 성공으로 이끌 수 있게 할,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란 걸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Q. 지역에 초,중,고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청과 교육지원청도 있는데 어떻게 협력을 이끌어 냈습니까?
A. 오산시가 교육청, 교육지원청과 협력을 잘 하고 있다고 말하면 다른 시군에서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많이들 물어 보시는데요. 2011년 혁신교육지구를 시작할 때에 저희도 참 많이 어려움을 가졌습니다. 각자의 역할이 분명한, 서로 다른 두 기관이 하나의 추진방향을 잡아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죠. 그러나, 교육에 대한 철학과 가치에 대한 본질을 서로 알아가고 맞춰가는 과정에서 부딪치기도 하고 양보하기도 하고 이해하기도 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의 협력 구조가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사실 교육청과 지자체는 사용하는 용어도 다르고 생각도 다릅니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그 용어를 배우고 익히려고 했구요, 그들이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작업을 먼저 했던 것 같아요. 쉽게 말해 ‘수요자 입장에서 필요한 것이 뭐가 있을까?’ 그것을 지자체가 지원해 주는 형태부터 시작한 거죠. 그리고 교육의 주체로서 우리 지자체가 해야 할 역할과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앓는 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혹 틀어지는 이야기가 나오거나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멈추거나 돌아서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속가능한 관계는, 서로 부딪치고 깎이고 맞춰 가며 시나브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오산시와 교육청 관계도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위한 교육적 가치를 서로 인정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하였기에, 서로 지속가능한 관계로 협업을 하고 있지 않은가생각합니다.
Q. 최근에는 악기를 빌려주는 도서관 ‘소리울 도서관’ 이 개관했는데요. 주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A. 우리 오산엔 자랑할 게 참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도서관입니다. 최근에 또 개관한 도서관이 바로 소리울 도서관인데요, 1인 1악기 교육을 하는 오산시의 교육철학이 잘 담긴 전국 최초 악기 전문 도서관이죠. 음악을 잘하고 악기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은 인성교육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장르의 악기들을 본인이 원하면 잘 할 수 있도록 해 주자-해서 시작한 소리울 도서관은 연면적 2천 900㎡,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의 규모로 180여종, 1천여 대의 악기를 구비했습니다. 이곳에선 다양한 악기를 체험하고 대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음악 강좌실과 연습실, 전문가적 기량을 뽐낼 수 있는 녹음실과 편집실까지 갖춰 폭넓은 음악활동이 가능하구요, 친구들과 음악 활동을 취미로도 할 수 있고, 방음 잘 된 연습실이 있어 남들 눈치 안 보고 같이 모여 드럼이나 기타 치면서 친목도 도모할 수 있어 시민들 반응이 아주 뜨겁습니다. 300석을 갖춘 소리울도서관 아트리움에선 주말마다 접하기 쉽지 않은 공연도 볼 수 있어 주민들에겐 문턱이 낮은 공연장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오산만의 문예체 혁신교육, 토론 교육, 소리울 도서관, 메이커 스페이스 센터가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 보다 더 창의적인 인물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즐거운 상상을 종종 하곤 합니다.
Q.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해 지역에 유엔군 평화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언제 개장할 예정입니까?
A. 10월 24일 개장입니다. 6.25전쟁 최초의 유엔군 격전지로서 대한민국 현대사에 매우 중요한 장소인 죽미령에 유엔군 초전기념 평화공원(가칭)을 계획하고 조성한 지 꼬박 9년 여 만에 이제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그리고 오산의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10년의 숙원사업이었기 때문에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런데, 죽미령 전투-하면 다들 잘 모르시죠. 간단히 설명을 하면, 1950년 7월 5일 오산 죽미령 벌판에서 벌어진 북군과 유엔군의 첫 일전인데요, 당시 유엔군지상군이었던 스미스특수임무부대 참전용사 540여 명 중 181명이 이곳 죽미령 전투에서 사상을 당했습니다. 그날 이후 오산시는 해마다 참전용사 추도식을 거행해왔습니다. 비록 대패했지만 국군과 유엔군이 낙동강 최후의 방어선을 사수할 수 있게 했고,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게 했던 전투이기에 승전과 패전을 떠나 분명 기념할만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죽미령이... 이름도 모르던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는데 목숨을 바쳤던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희생에 감사를 표하며 2013년 유엔초전 기념관을 건립했고 이제 200만 평에 달하는 당시의 민둥산에 기억의 숲, 평화마당 등 치유와 평화를 테마로 한 공간이 마침내 조성됐습니다. 최근 몇 번의 남북 북미 회담이 이어지며 평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한반도에 쏟아지고 있는 요즘, 국가적 행보와 맥을 같이하는 유엔군 평화공원 개장은 큰 기쁨이자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이 찾아오는 상징적인 공간이 되길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오산 죽미령에서 ‘공존의 손’을 맞잡는 대 역사를 보여주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