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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조국 반대' 광화문 집회, 얼마나 모였나

등록 2019.10.03 21:26

수정 2019.10.03 21:34

[앵커]
광화문 광장이 꽉 찬 모습 오랫만에 보셨을텐데 과연 몇명이나 온 것인지 지금부터 따져 보겠습니다. 지난 주말 서초동 집회당시 여당이 200만명이 왔다고 주장했고, 오늘 자유한국당에서는 그보다 많은 3백만명 이상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만 이 두 주장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기 보다는 기싸움의 측면이 있지요? 물론 숫자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만 불필요한 논란의 확산을 막기 위해 최대한 냉정하게 따져 보겠습니다.

강동원기자, 지난 주말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이 공식 논평에서 2백만명을 주장했는데, 300만명이라고한 것 역시 자유한국당의 공식 발표입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한국당은 오늘 공식 논평에서 숫자를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300만명이라는 숫자는 한국당이 기자들에게 돌린 문자메시지에서 나온 건데요. 한국당 관계자 말을 들어봤더니, 지난 서초 촛불 집회때 민주당이 200만명 왔다고 공식 논평을 낸 것에 대해, "그때보다 우리가 더 많다" 는 일종의 풍자 성격이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실제로는 몇명 정도나 왔을 까요?

[기자]
일단 오늘 수치는 경찰이 사용하는 페르미 기법으로 계산해봤습니다. 집회가 열린 곳의 면적에 3.3제곱미터당 섰을 경우 성인 9명이, 앉을 경우 5명이 들어간다는 전제로 계산 하는 방법인데요.

오늘 집회가 열린 광화문 삼거리에서 시청역 로터리까지 면적은 약 12만 제곱미터가 나옵니다. 페르미 기법을 대입하면, 최대 32만명이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이죠. 물론 주변 골목들, 그리고 서울역 앞 연세재단 세브란스 빌딩부터 숭례문 앞까지도 사람들이 이어졌는데 그걸 더하면 참석자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난번 서초동 촛불집회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공간의 면적부터 차이가 납니다. 서초동 촛불집회가 열린 공간은 왕복 8~10차선 도로와 인도로 약 5만 제곱미터였고, 앞서 말씀드린 페르미 기법에 대입해 보면, 최대 약 14만명이 들어설 수 있습니다. 오늘 집회가 왕복 12차선 도로와 인도까지 12만 제곱미터, 최대 32만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치상으로만 보면 오늘 참석자 수가 두배 이상 더 많이 온 것으로 나옵니다.

[앵커]
지난 2016년에 있었던 촛불집회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같은 장소에서 열렸잖아요?

[기자]
사진을 보시죠. 왼쪽이 최대 인원이 참석했다는 지난 2016년 6차 촛불 집회때 모습이고요. 오른쪽이 오늘 집회 모습입니다. 상당히 비슷하죠? 당시 주최측은 170만명이 왔다고 했었는데, 페르미 기법을 대입한 경찰은 32만명이 왔다고 발표했었습니다.

[앵커]
이 방식으로 집계를 하기 때문에 경찰이 항상 경찰이 축소발표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그래서 그 이후는 아예 발표를 하지 않는 거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페르미 기법이란 게 집회에서 왔다 갔다 하는 유동인구까지를 다 계산한 게 아니라서 체감보다 훨씬 적은 숫자가 나와서 비판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서초동 촛불집회든 오늘 광화문 조국 반대 집회든 연인원을 일일히 세어본다면 페르미 기법보다 훨씬 많은 숫자가 나오겠죠.

[앵커]
거듭말씀드립니다만 국민들이 반으로 나뉘어 광장에 모이는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국가적 불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숫자를 세는 일도 더 이상 없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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