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단독] 화력발전소에 엉터리 저감시설…산업부는 '예산낭비' 지적 뭉갰다

등록 2019.10.17 21:41

수정 2019.10.17 23:13

[앵커]
우리나라 화력발전소엔 미세먼지 저감 장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절반 이상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엉터리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60억 원이 넘는 제품 비용을 허공에 날린 셈인데요. 게다가 산업통상자원부는 계속된 문제 지적에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정준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국내 화력발전소엔 암모니아를 주입해,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줄여주는 장치가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2013년 이 장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신고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됐습니다.

일부 석탄 화력발전소에선 고농도 이산화황이 함께 배출되는데, 이런 경우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겁니다.

업계 관계자
"원리적으로도 SO₂(이산화황) 농도가 높으면 그거를 사용을 하기가 어려운 거예요"

해당 설비를 제조한 독일 업체에 문의했더니, 이산화황 배출농도가 1000ppm을 넘을 경우 다른 제품을 쓸 것을 권고했습니다. 일부 조건에선 해당 제품이 효과가 없단 걸 사실상 인정한 겁니다. 국내 화력발전소 설비의 65%, 168억 원 어치가 같은 방식의 제품입니다.

권익위는 5년간 15차례나 산업통상자원부에 예산낭비 의혹 신고를 이첩하고 조사 결과를 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산업부는 아무 답이 없습니다.

김규환 / 자유한국당 의원
"국내 화력발전소 특성에 맞지 않는 미세먼지 저감장치 수백 개가 설치돼 있습니다. 발전사들은 이 사실을 알고도 수억 원의 장비를 그대로…"

산업부는 올해 안에 발전사들을 상대로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TV조선 정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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