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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스포츠 위에 정치가 있다"

등록 2019.10.19 19:46

수정 2019.10.19 19:50

1971년, 미국 탁구 대표팀 15명이 중국 땅을 밟았습니다. 냉전 상태였던 양국은 이 친선경기를 계기로 관계가 개선됐고 공식 수교로까지 이어졌습니다. 2.7g의 탁구공이 만들어낸 '핑퐁 외교'는 냉전을 허무는 세계사적 사건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도 북한이 참여한 평창 올림픽을 통해 이런 해피엔딩을 꿈 꿨을 겁니다. 그러나 북한에게 스포츠는 그런 존재가 아닙니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북한 장웅 IOC 위원의 한 마디가 이를 방증합니다.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참석 당시
"스포츠 위에 정치가 있습니다"

월드컵 예선 평양 원정 경기를 보면서 장웅 위원의 이 말이 떠올랐습니다. 무관중 무중계 무취재 3무의 참으로 황당하고 모욕적인 경기였습니다. 북한 선수들의 플레이는 거칠다 못해 전쟁 같았다고 합니다.

손흥민 / 귀국 인터뷰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너무 큰 수확일 정도로 경기가 많이 거칠었고요."

6분짜리 공개영상에는 싸늘해진 남북관계의 단면이 담겨있었습니다. 통일부는 그러나, 남북관계와 무관한 축구 경기일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저 스포츠일 뿐이라는데, 우리는 아직 전체 경기영상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장관은 이 모욕적 경기가 공정하다고까지 했습니다.

김연철 / 통일부 장관
"우리 응원단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의 공정성으로도 해석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애써 감싸는 것보다 차라리 스포츠 위에 정치가 있다고 말하는 솔직함이 더 속 시원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결실없는 짝사랑, 그것도 이용만 당하는 짝사랑에, 우리 어린 선수들의 안전이 위협받았고, 국민들 속은 시꺼멓게 타 들어갔습니다.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스포츠 위에 정치가 있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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