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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에 민심 폭발…칠레에 무슨 일이

등록 2019.10.21 21:40

수정 2019.10.21 22:04

[앵커]
칠레에서 버스가 불타는 등의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대혼란입니다. 정부가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안을 내놨다가 벌어진 일인데, 속을 들여다보니, 지하철 요금 인상안은 기폭제였을 뿐 그간 누적됐던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한 시위였습니다. 

'칠레 민심'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경찰차가 나타나자 성난 시민들이 사방에서 달려듭니다. 차를 마구 흔들더니 각목으로 아예 차를 부숴버립니다.

물대포가 등장한 도심. 경찰이 길바닥에 누운 시위대 여성을 끌고 가고, 남성들을 붙잡아 호송차 안에 구겨넣다시피해 연행합니다.

시위대 얼굴을 향해 주저없이 스프레이도 쏩니다.

반정부 시위가 보름째 이어지는 칠레에선 방화와 약탈도 일상이 됐습니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3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루빌라 산티아고 주지사
"슈퍼마켓에 불이 나 경찰과 소방관들이 들어갔는데, 불탄 시체 2구가 발견됐습니다."

군부독재 종식 30년만에 칠레 민심이 이렇게 폭발한 건 단돈 50원 때문입니다.

정부가 지난 6일, 유가 상승 등의 이유로 지하철 요금을 우리 돈 1320원에서 1369원으로 올린게 발단이었죠.

시민들은 즉각 거리로 뛰쳐나와 정부에 항의했고, 지하철을 비롯해 공항 등 도시 기능이 마비되는 등 상황은 악화됐습니다.

공항 이용객
"음식도 없고 물도 없고, 우리를 도와줄 공항 직원도 없습니다."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은 도화선일 뿐, 칠레 반정부 시위의 뿌리깊은 원인은 민생 경제 악화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죠. 

칠레의 식료품 가격 인상률은 OECD 국가중 두번째로 높은 7.5%로, 이로 인해 빈민층이 2년새 13만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됩니다.

칠레의 가정용 전기요금도 다른 남미 국가에 비해 최대 4배나 높은데, 정부는 최근 1년동안 이 요금도 매달 올렸습니다.

이같은 물가 상승은 고스란히 서민들 부담으로 이어져, 빈부격차를 악화시켰습니다.

피녜라 대통령은 기업가 출신으로 재산이 3조원에 달해 "칠레의 트럼프"라 불리죠. 고질적인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국정지지율은 자꾸 추락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야간통행 금지령에 비상사태까지 선포하며 시위 진압에 나섰지만, 끝내 민심에 백기를 들었습니다.

피녜라 칠레 대통령(19일)
"지하철 요금 인상을 보류하겠습니다."

하지만 성난 민심이 쉽게 잠재워질지는 미지수입니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것을, 지구 반대편 칠레 사태가 거듭 말해주고 있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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