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유독 기승을 부린 가을 태풍이 배추밭을 망쳐놨습니다. 뿌리가 썩어 만지기만 해도 뚝 부러지고 맙니다. 김장철 배추 가격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배추값은 벌써 2배로 올랐습니다.
오선열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배추는 듬성듬성 눈에 띄고, 밭은 온통 시뻘건 흙으로 가득합니다. 가까이 가보니, 배추를 살짝만 건드려도 힘 없이 쓰러집니다.
"날마다 넘어집니다. 그래서 하나도 못쓴다는거죠."
배추를 들어보면 이렇게 잎이 누렇게 변했고 뿌리마저 썩었습니다. 수확 직전에 닥친 가을 태풍이 배추 농사를 망쳐놨습니다.
이철훈 / 배추 재배 농민
"습기가 많으니까 (뿌리가) 돌아버렸어요. 비닐이 안보여야 하는데 다 보이잖아요."
국내 가을배추 주산지인 전남에서만, 전체 재배면적의 절반에 가까운 1700ha가 태풍에 망가졌습니다. 2천만 원을 들여 배추를 키우던 농민은 당장 생계가 막막합니다.
김옥문 / 배추 재배 농민
"한푼도 못건지죠. 농사 지어서 먹고 살고 있는데 이렇게 됐으니 뭘 먹고 살겠습니까?"
가을 태풍의 여파는 9월에 파종한 겨울배추로도 이어졌습니다. 12월이 출하시기지만 속이 텅 빌 정도로 생육이 부진합니다.
김애수 / 배추 재배 농민
"가을배추를 다 버렸기 때문에 겨울배추를 땡겨서 김장해야 하잖아요.그런데 겨울배추도 안좋습니다."
이달들어 도매시장의 배추 1포기 값은 7천원이 넘었습니다.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비쌉니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김장철, 장바구니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TV조선 오선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