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따져보니] 통계청 조사 방식 달라져 비정규직 급등?

등록 2019.10.30 21:11

수정 2019.10.30 21:16

[앵커]
문재인 정부 2년 반만에 비정규직 근로자가 크게 늘었다는 보도를 어제 해 드린바 있습니다. 그런데 강신욱 통계 청장은 이게 통계 방식의 변화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강신욱 / 통계청장
"금년도 부가조사와 전년도 결과를 증감으로 비교하는 것은 불가하며, 그 증감비교는 이용자 혼선을 야기할 수 있음에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강동원 기자, 통계 자료는 원래 사정이 얼마나좋아졌는지 아니면 나빠졌는지 비교하기 위해 만드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비교하지 마라 이게 무슨 뜻입니까?

[기자]
일단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를 보겠습니다. 올해 정규직은 1307만 8000명이고 비정규직은 748만 1000명이라고 나옵니다. 이렇게만 보면 많은 건지, 적은 건지 감이 안오기 마련이죠. 그런데 지난해 숫자와 비교해 보면 감이 옵니다. 지난해에 비해 정규직은 35만 3천명이 줄었고, 비정규직은 86만 7천명이 늘었죠. 통계라는 것이 어떤 현상을 숫자로 나타내고, 또 지난 통계와 비교하는 게 일반적인데, 강신욱 청장의 말은 이 비교를 하면 안된다는 말입니다.

[앵커]
그러니까요 왜 이 비교를 하면 안된다는 거지요?

[기자]
정부는 3월과 6월, 9월, 12월에 매년 하는 병행조사를 이야기 합니다. 올해부터 이 병행조사에 새로운 분류방법을 도입했더니 과거 조사에서는 포착되지 않았던 기간제 근로자가 포착돼 비정규직 수가 35만~50만명이 더 늘었다는 거고, 이 늘어난 숫자가 매년 8월에 하는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영향을 미친 거라는 주장입니다. 청와대 황덕순 일자리수석도 오늘 "작년 조사에선 정규직이었을 사람이 (올해) 비정규직으로 조사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3월과 6월의 조사 방법이 달라져서 비정규직 숫자가 늘어 났는데, 이게 8월 조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8월 조사 역시 조사 방법이 달라졌습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어제 발표한 통계는 2003년 부터 17년 동안 같은 방식으로 해오던 조사죠. 실제로 저희가 지난해 경제활동인구조사 질문지와 올해를 비교해 봤는데 질문은 똑같았습니다.

[앵커]
그럼 말장난 아닙니까?

[기자]
그렇게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6월 통계치가 어떻게 8월 통계치에 영향을 미쳤는지 정부는 구체적인 근거자료를 내놓지 안았습니다. 이때문에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국민을 바보로, 원숭이로 알고 조삼모사로 정부가 사기를 치는 것"이라고 했고요. 유경준 전 통계청장도 "정책의 실패가 정확히 반영된 통계를 두고 오히려 통계 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또 하나, 통계 방법이 바뀌어서 그렇다는 정부의 주장을 수용하더라도 그렇게 해서 늘어난 숫자를 빼고 나면, 비정규직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알 수 있는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비정규직 증가수 86만7천 명 중 정부가 주장하는 영향력의 최소치인 35만명을 적용하면 51만7천명, 최대치인 50만명을 적용하더라도 비정규직 수는 36만 7천명이 늘어난 겁니다.

[앵커]
지난해 황수경 통계청장이 갑작스럽게 경질되면서 "내가 그렇게 말은 잘 듣는 편은 아니었다"고 했는데 갑자기 그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시 느껴집니다.

강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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