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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20년 전에는…"

등록 2019.11.02 19:46

수정 2020.02.09 13:37

온라인 상에서 우연히 알게 된 두 남녀가 이메일을 주고 받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서로 호감이 생기는 요샛말로 하면 '썸'을 탑니다. 현실에선 늘쌍 다투던 이웃집 그, 혹은 그녀인지, 모르고 말입니다. 지금은 SNS 발달로 이메일도 옛날식 소통 방식이 되어버렸지만 당시엔 신선한 러브스토리였죠.

검찰이 차량 공유 서비스 타다를 기소했습니다. 타다를 운영하는 이재웅 대표는 곧장 작심 비판했습니다. "20년 전엔 우편 사업이 우편법상 국가 독점이어서, 이메일도 불법 논란이 있었다"는 겁니다.

이메일이 불법으로 결론났다면, 러브스토리를 만든 '소통의 진화'는 없었을 겁니다. 2010년까지도, 퀵서비스로 우편물을 보내는 건 위법이었습니다.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비슷합니다. 이 정부도 120만 가입자가 있는 타다 문제 해결에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혁신을 통해 신사업과 일자리를 만들자는 정부의 외침은 그래서 공허합니다. 이제와서는 검찰 탓을 합니다.

김현미 / 국토부 장관
"저희는 (검찰 기소를) 좀 아쉽게 생각합니다. 혁신적 성격 이런 것들 때문에 높게 평가하는 부분들이…."

박영선 /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검찰이 너무 전통적 사고에 머물러서 너무 앞서가지 않았나…."

신구 업종 사이엔 갈등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걸 중재하고 풀어내는 게, 정부와 정치권의 몫이죠.

1865년, 영국에선 마차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가 마차보다 빨리 달리지 못하도록 속도를 시속 3㎞로 제한하고, 앞에선 기수가 붉은 깃발을 들고 걸어야했습니다.

낡은 규제로 꼽히는 대표적 사례, 붉은깃발법 입니다. 이 법 탓에 가장 먼저 자동차 산업을 시작한 영국은, 독일과 미국에, 그 주도권을 뺏기고 말았습니다.

20년 뒤, 우리는 어떤 말들로 '20년 전의 혁신'을 평가하고 있을까요.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20년 전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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