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7

[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다수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

등록 2019.11.03 20:23

수정 2019.11.03 21:02

중국 후한의 역사를 정리한 후한서(後漢書) 서문에는 당동벌이(黨同伐異)라는 말이 나옵니다. '같은 무리와는 당을 만들고, 다른 자를 공격한다'는 뜻인데, 정치인들이 그렇게 싸우다 나라가 망했다는 내용입니다. 

지난주 이해찬 대표는 조국 사태로 상처받은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며 처음으로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당원게시판은 "조국을 지키지 못한 걸 사과했어야 한다"는 친문들의 비난글로 도배됐습니다. 이 대표는 소수 의견이라고 했습니다.

이해찬
"권리당원이 70만명 가까이 됩니다. 당 게시판에서 사퇴를 요구하고 비판한 사람은 2000명쯤으로 극소수"

하지만 이 논란 이후 당내 자성론은 동력을 잃었습니다. 소수라던 친문이 전체 당심을 흔들어 놓은 겁니다. 

진보 논객인 서민 교수는 "내편은 무조건 감싸고 상대는 무조건 욕하는 극단적인 진영 논리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그 책임이 있다고 했습니다.

서민
"어떤 신문 기자가 연두기자회견에서 소위 문X들이 무서워서 기자 못 쓰겠다고 그랬더니 대통령이 뭐라고 말했냐면 '나만큼 욕먹은 사람이 있냐' 그분들의 존재가 언론 탄압이 되고 있는데 대통령이 " 적당히 하라"라는 말 정도 했으면 어땠을까, 이런 아쉬움이 남습니다."

당시 청와대에서는 실제 그런 말이 오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대한민국에서 저보다 많은 악플 당한 정치인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그렇게 예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우리는 가족과도, 친구와도 참 많이 다퉜습니다. 정치권이 옳고 그름을 무시하고 편을 가르는 통에 국민 마음도 둘로 갈라졌습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과거 정치권이 극심하게 대립했을 때 국민 먼저 보라고 했습니다.

김형오 / 국회의장(2009년7월15일)
"오늘도 고통스런 경제난에서 애써 탈출구를 찾고자 하는 수많은 국민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이럴 수는 없습니다. 내 지지자만 보지 말고 말이 없는 다수 국민을 생각해야 합니다."

다름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들은 민주주의 시계를 뒤로 되돌리고 있습니다. 조국 사태를 통해 한발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내 지지자만 보는 정치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다수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 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